네이버는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에 참여한다고 13일 밝혔다. 향후 국내에서 CBDC가 상용화될 경우 새롭게 성장할 관련 업계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CBDC는 실제 화폐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 민간이 발행하고 보증기관이 없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는 다른 종류다. 이미 중국은 지난 2월 일부 베이징 시민을 대상으로 CBDC인 ‘디지털 위안화’ 1000만위안(약 17억5000만원)을 발행했다.
우리나라도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에 CBDC 모의실험을 실시해 도입과 상용화 가능성을 연구하기로 했다. CBDC를 발행, 유통, 결제, 송금, 환수, 폐기 등 화폐 생애주기별 처리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화폐로서 제기능을 하는지 살펴보는 실험이다.
정보기술(IT) 기업, 금융기관 등 민간도 참여해 CBDC 시범 유통에 필요한 기술 지원을 할 예정이다. 앞으로 CBDC가 상용화될 경우, 정부가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번 모의실험에 참여한 사업자가 수주 경쟁에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플러스와 네이버파이낸셜을 이번 사업에 참여시켰다. 라인플러스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CBDC 파일럿시스템 컨설팅 용역사업’에 참여했고 해외에서 코인거래소도 운영하고 있고,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 등 국내 금융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 CBDC 관련 기술력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이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 LG CNS 등도 이번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은 구체적인 참여 업체 선정 기준, 선정 사업자 수 등 관련 내용을 이달 내 공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