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10일 최근 대표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을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불매운동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급감한 이유는 불매운동 때문이 아닌, 마케팅비와 인건비가 늘어난 탓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이날 2021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리니지M은 출시 5년 차를 앞둔 게임으로 과거 다른 게임처럼 분기별 매출 하락이 반영됐다”며 “트래픽 지표가 안 좋아졌다면 이렇게 자신 있게 (영향을 못 찾았다고) 말씀을 드릴 수가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리니지M은 최근 ‘문양'이라는 게임 내 아이템과 관련한 논란이 있다. 문양은 캐릭터 능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여러 번 강화해야 최종 성능이 완성된다. 하지만 강화가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그동안 강화했던 문양이 게임 내에서 사라지고, 강화에 들였던 노력과 게임 내 재화 등도 물거품이 된다. 이런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게임 이용자들은 원하는 성능의 문양을 얻기 위해 수억원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이용자들은 문양 강화에 돈이 지나치게 많이 들고, 한 번의 실패로 그간 성공했던 능력까지 없어지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엔씨 측은 문양 강화에 실패해도 그동안 성공한 강화 성능은 없애지 않는 방향으로 아이템을 수정했다. 그러자 먼저 큰돈을 들여 문양을 완성했던 기존 이용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엔씨는 논란이 거세짐에 따라 기능 자체를 삭제하고, 게임 시스템을 다시 돌려(롤백) ‘강화 실패 시 문양・성능 사라짐'을 되살렸다.
문제는 문양 강화를 위해 이용자들이 게임 내에서 결제한 돈을 현금이 아닌 ‘게임머니'로 환불했다는 점이다. 이용자들은 현금으로 결제한 만큼 다시 현금으로 되돌려 줘야 한다고 주장했고, 회사 측은 결제한 돈보다 많은 게임머니를 지급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2차 보상이라는 취지로 실제 결제한 돈보다 많은 게임머니를 지급했다”라며 “현금 환불은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용자들은 지난 3월부터 리니지M의 불매운동에 나섰다.
업계는 엔씨의 1분기 실적 감소에 리니지M 불매 운동이 영향을 일부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리니지M 매출은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매출 2117억원에서 올 1분기 1726억원으로 줄었다. 매출 비중도 37.7%에서 33.7%로 4%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엔씨는 리니지M의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기보다는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 영업 비용이 늘어난 것이 더 컸다는 입장이다. 이 실장은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전분기와 비교해 각각 26%, 23% 늘었다”며 “(불매 운동을 겪고 있는) 리니지M은 안정적인 이용자 지표와 매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4주년 업데이트가 올해 2분기 말이나 3분기에 진행될 것이다”라며 “사업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니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엔씨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개발 중인 ‘블레이드앤소울 2′와 ‘아이온 2′ 등 신작 관련 소식도 전했다. 특히 ‘블레이드앤소울 2′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아끼지 않았다. 이 실장은 “(블레이드앤소울 2의) 사전 캐릭터 생성은 동일 기간 기준 ‘리니지2M’보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사전예약자를 보면 저연령층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고, 40~50대 중년층 비중도 높아 기대 매출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이온 2는 출시 일정 결정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아이온2의 경우 연내 출시된다고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자사 게임의 마무리 단계는 굉장히 혹독하기 때문에 재택근무 변수 등을 고려할 때 정확한 일정을 밝히기 어렵다”라며 ”(PC 및 콘솔게임 ‘프로젝트 TL’의 경우) 올해 하반기 대규모 사내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오는 20일 출시 예정인 트릭스터M에 대해 회사는 “리니지처럼 과금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엔씨는 이날 2021년 1분기 매출 5125억원, 영업이익 56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9% 영업이익은 76.5%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