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블로그 이벤트 ‘오늘일기 챌린지’를 시작한 지 3일 만에 일방적으로 조기 종료해 참여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 이벤트 덕분에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이용자를 블로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끌어들였다.
7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플레이스토어 기준 네이버 블로그 앱의 하루 신규 다운로드 건수는 기존 3000~4000건 수준에서, 이벤트 첫날인 지난 1일 13만9232건으로 급증했다. 전체 앱 순위 역시 이벤트 공지 전이었던 지난달 25일 237위에서 지난 1일 1위로 수직 상승했다. 2010년 네이버 블로그 앱 출시 이래 최고 기록이다.
앱 이용자 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드로이드와 iOS를 합쳐 70만명대였던 하루 이용자 수는 지난 1~3일 하루 110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데이터가 집계된 지난해 5월 이후 역대 최대치다.
이런 변화는 오늘일기 챌린지 이벤트 시행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약 56만개의 계정이 참여한 이 이벤트는 네이버 블로그에 14일간 매일 일기를 쓴 이용자에게 1인당 1만6000원의 네이버 페이를 지급하기로 했다. 모바일로 참여하려면 네이버 블로그 앱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네이버는 애초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이벤트를 열기로 했지만, 막상 개시 후 무의미한 내용을 일기로 쓰거나 이용자 1명이 이벤트 보상금을 중복 지급받기 위해 여러 계정을 만들어 같은 내용을 ‘복붙(복사 후 붙여넣기)’하는 어뷰징 사례가 잇따르자 3일 만인 지난 3일 조기 종료했다. 3일간 참여한 전원에게는 네이버 페이 1000원이 지급된다.
이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네이버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어뷰징을 예상 못 한 게 말이 안 된다” “이벤트를 열어 이룰 것 다 이루고 무책임하게 빠지는 것이냐” “갑자기 농락당한 기분이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일기쓰기를 작심삼일로 끝내지 말고 이번 이벤트에 참여하라고 독려하는 취지로 ‘작심삼일, 노노!’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했는데, 정작 네이버가 이벤트를 작심삼일로 끝내버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점의 평점으로 매기는 이용자 앱 평가도 크게 나빠졌다. 조기 종료 공지 직전인 지난 2일까지 약 7만건의 평가 중 1점 평가는 약 1만8000건이었는데, 지난 3일 조기 종료 공지 후 이틀간 좋은 평가는 거의 없이 1점 평가만 1만건 이상이 추가됐다.
반발한 이용자들의 이탈도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기준 플레이스토어에서 신규 다운로드 건수는 5303건으로 신규 유입이 대폭 줄었고, 안드로이드와 iOS를 합친 하루 이용자 수도 100만5738명으로 전날(117만3994명)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 블로그팀은 전날 공지를 통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미흡했던 점들을 보완해 ‘오늘일기 챌린지’를 오는 24일 재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참여 방법에 대해서도 기준을 분명하게 정비해 챌린지 상세 내용과 함께 오는 17일에 별도로 안내하겠다”고 했다.
이벤트 재개를 통해 신규 이용자의 대거 유입 효과를 재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선 이용자들의 신뢰 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새로운 이벤트의 내용에 대해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이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이벤트가 되도록 내부에서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