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니발광다이오드(LED) TV인 QNED를 오는 6월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다. 지난해 12월 TV 기술설명회를 통해 QNED 브랜드를 알린지 6개월여 만이다. LG전자는 이미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의 미니LED TV ‘네오 QLED’에 대항해 QNED의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고, 가격 대비 높은 가치를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 QNED는 애초 올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가는 4월쯤 출시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주력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인기가 높게 유지되고 있는데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으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수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출시 일정을 다소 뒤로 미뤘다. LG전자 관계자는 “원래부터 상반기 출시가 목표였다”며 “6월에 출시하는 것도 목표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LG전자 미니LED TV인 QNED. /LG전자 제공

미니LED TV는 기존 패널 그 자체가 스스로 빛을 낼 수 없는 액정표시장치(LCD) TV 디스플레이의 백라이트에 기존 광원으로 사용해 온 LED보다 크기가 현저히 작은 미니LED를 넣어, 색 표현력과 화질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LG 측은 지난해 QNED 브랜드를 소개하며 “LCD TV 기술에 정점에 서 있는 디스플레이”라고 미니LED를 설명했다.

LG전자는 최근 TV 라인업을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자를 사용한 OLED TV를 최상위에 두고, 미니LED TV인 QNED를 그 아래에 위치해 놓았다. 또 기존의 LCD TV에 ‘나노셀’이라고 불리는 컬러필름을 입힌 제품은 미니LED TV의 하위 제품으로 설정했다.

LG QNED의 출시가 임박하면서 가장 큰 시장인 북미 가격에 대한 윤곽도 거의 잡힌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가전 온라인 판매 사이트 ‘Abt’는 QNED 90시리즈(기본형) 86인치 4K 제품의 가격을 3999.99달러(약 450만원), 75인치 4K는 2999.99달러(약 337만원), 65인치 4K를 2199.99달러(약 247만원)에 책정해 뒀다. 고급형인 QNED 99시리즈 86인치 8K는 7999.99달러(약 900만원), 75인치 8K는 4999.99달러(약 562만원), 65인치 8K는 3499.99달러(약 393만원)다.

LG QNED

미국 최대 온라인 판매 사이트 아마존에서는 QNED 99시리즈 75인치 8K의 가격을 5017.23달러(약 564만원)로 표시하고 있다. 다른 등급이나 화면 크기에 대한 가격정보는 나와 있지 않다. LG전자의 북미법인 홈페이지 역시 가격 정보를 게시하고 있지 않다.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미국 가전 판매 사이트의 가격은 LG전자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사이트 가격 정보에 대한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다만 업계는 LG QNED의 공개된 가격에 대해 삼성전자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개된 내용만 보면 LG QNED의 가격은 삼성전자 미니LED TV인 네오 QLED에 비해 저렴하거나 대등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니LED TV인 네오 QLED의 미국 판매 가격을 QN85A(기본형) 85인치 4K 4499.99달러, 75인치 4K 2999.99달러, 65인치 4K 2199.99달러, 55인치 4K 1599.99달러에 책정했다. LG QNED 4K와 비교하면 같은 크기일 때, LG 쪽이 86(85)인치의 경우 500달러 싸고, 나머지 65~75인치는 가격이 같다. 4K 고급형인 QN90A의 경우에는 LG QNED보다 더 비싼 가격이 매겨졌다.

삼성전자의 미니LED TV인 네오 QLED.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미니LED TV인 네오 QLED.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미니LED TV인 네오 QLED.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미니LED TV인 네오 QLED.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미니LED TV인 네오 QLED.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미니LED TV인 네오 QLED. /삼성전자 제공

또 8K QN900A(고급형)의 경우에는 85인치가 8999.99달러(약 1024만원)로, LG보다 1000달러 비싸고, 75인치의 경우 2000달러, 65인치는 1500달러 가격이 높다. 8K 기본형(QN800A)은 LG에 비해 85인치와 75인치 가격이 각각 1500달러, 200달러 저렴하고, 65인치는 같은 가격이다.

여기에 LG전자는 OLED TV의 가격까지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보급형 OLED 가격이 QNED보다 저렴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가격으로 삼성전자를 견제하면서 TV 라인업 최상급의 OLED로 소비자를 흡수하려는 판매 전략을 갖고 있다”며 “OLED를 우선으로 하되, 미니LED에서는 삼성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OLED 시장과 미니LED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LG전자의 가격 전략과 별개로 삼성전자는 이미 미니LED TV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지난 3월 북미와 유럽, 호주, 동남아, 한국 시장에서 네오 QLED를 출시했고, 지난달에는 인도와 러시아, 대만, 홍콩 등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또 최근 50인치대 네오 QLED의 가격을 북미에서 100달러씩 인하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본격 열릴 미니LED TV 시장은 삼성전자의 선점과 LG전자, 중국 TCL 등의 참전으로 최대 300만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유비리서치와 스톤파트너스는 각각 250만대, 170만대로 미니LED TV 시장 규모를 예상했다.

LG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OLED TV 시장은 이보다 시장 전망치가 높은 상황이다. 옴디아는 올해 OLED TV 출하량을 560만대로 예측되고 있는데, 업계는 OLED TV를 판매 중인 20여개 TV 제조사 중 LG전자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