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백신 주권국가 바로 직전에 와 있다는 것이 가슴 벅차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7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열린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글로벌 포럼에 참석해 새 정부 국정과제에 백신 치료제 개발이 포함된 것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오는 2023년까지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백신 치료제 등 보건안보 기술을 육성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GBP 510)의 국내 품목허가를 앞두고 열린 이날 행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오택석 1차관,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덕수 총리 인사말이 끝난 후 연단에 오른 안 의원은 자신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에, 박사 학위를 바이오사이언스(생명과학)으로 받았다”고 소개하고, “이제 시작이다. 다큐멘터리를 봤더니 아직도 사람과 접촉하지 않은 바이러스가 160만종에 이른다고 한다. 그만큼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대본 없이 시작된 안 의원의 연설은 약 6분 동안 이어졌다.

경기 분당갑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안 의원은 아직 의원실 보좌진도 제대로 꾸리지 않은 상태였다. 사전에 준비된 축사가 아닌데도, 상당한 분량의 연설이 이뤄진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안 의원이 백신에 진심’이라는 말이 나왔다.

안 의원은 나흘 전인 지난 24일에도 한국을 방문한 사노피 장 프랑소와 투싼 수석 부회장과 깜짝 단독 면담을 했다. 투싼 부회장은 사노피에서 백신 연구개발(R&D) 부문을 총괄하는 인물인데,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고, 방한이 결정되자마자 백신 연구개발과 관련한 한국 정관계 인사를 만나기를 원했다고 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사노피 투싼 부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노피 파스퇴르 제공

사노피 측의 이런 요청을 안 의원이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이번 만남이 성사됐다. 약 2~3주 만에 성사된 면담에서 안 대표와 투싼 부회장, 파스칼 로빈 사노피 파스퇴르 한국지사 대표 등 소수의 인원만 참석했고, 꽤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고 한다.

회사 측에서는 “과학자이자 기업인 출신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안 의원은 의사에 사업가 출신이고, 투싼 부회장은 벨기에 장블루 농업대학에서 생명공학 박사를 딴 과학자로 GSK에서 백신 R&D장과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사노피에 합류했다.

국내에서 안 의원은 글로벌 제약사 네트워크도 탄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유행으로 하루 확진자 숫자가 치솟던 올해 초 국내에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부족이 문제로 지목됐다. 그 당시 정부가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팍스로비드 22만명분 추가 구매 계약을 맺었는데, 이런 계약 성사에 ‘안 의원의 네트워크가 큰 힘을 발휘했다’는 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