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연구원이 실험실에서 후보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 공동개발 하는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임상이 순항하며 글로벌 신약으로의 가능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렉라자 외에 해외로 기술수출된 후보물질들이 속속 글로벌 임상에 들어가면서 K-블록버스터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렉라자는 1~2세대 표적 항암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3세대 표적 치료제로, 기존 치료제와 달리 뇌혈관 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어 뇌에 암이 전이된 폐암 환자에게도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 지난해 1월 국내에서 2차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고, 같은 해 7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쓰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쓸 수 있도록 허가받기 위해 2020년부터 전 세계 10여개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이 진행하는 임상 3상은 늦어도 내년 초에는 나올 전망이다. 얀센은 렉라자와 자사의 이중항체 항암제인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의 글로벌 병용 3상을 통해 글로벌 상업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1)와 올해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2)에서 ‘렉라자’와 ‘리브레반트’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제 복용 후 내성이 생긴 환자를 상대로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유한양행이 지난 2020년 8월 미국 제약사인 프로세사 파마슈티컬즈(프로세사 파마)에 기술 수출한 기능성 위무력증(위장관질환) 치료제 ‘YH12852′도 올해 4월 첫 환자 투약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했다.

프로세사 파마는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이 후보물질에 대한 미국 내 임상 2a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승인받았다.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YH12852는 국내에서 전임상과 임상 1상을 마치고 프로세사 파마에 기술 이전됐다. 미국 인구의 4% 정도가 위무력증을 앓고 있어 시장 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역시 임상 1상에 진입했다. 2021년 11월 공동개발 협력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이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및 간질환 치료를 위한 이중작용 혁신신약(유한양행 과제명 YH25724)의 임상 1상을 유럽에서 개시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NASH는 간경화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신약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유한양행이 지난 2018년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 수출한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후보물질 ‘YH14618′도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3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이 물질은 지난 2016년 임상 2상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개발이 한 차례 중단됐다. 이후 유한양행은 스파인바이오파마가 후속 개발을 하는 조건으로 기술 이전했는데, 이 회사는 FDA와 미팅을 통해 추가 2상 없이 곧바로 3상 시험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50대 제약 기업 도약을 목표로 신약 개발에 전력을 다한다는 각오다. 유한양행 조욱제 사장은 지난 20일 열린 창립 96주년 기념식에서 “우리의 목표인 글로벌 제약 50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혁신 신약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전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반드시 혁신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