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로 꼽히는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USA)'이 현지 시각으로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다.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 등록한 업체가 3000곳에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들은 전시회 부스 자리 경쟁부터 치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론자 등 글로벌 1~5위 업체를 중심으로 일본 후지필름, 중국 우시(Wuxi) 바이오로직스 등 신흥강자가 메인을 차지했다.
8일 바이오USA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서 전시회 부스를 등록한 업체가 500곳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시회 부스 등록 현황을 보면 CMO로 부스를 등록한 업체만 185곳에 달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팜테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물론 한미정밀화학, 중외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도 현장을 찾는다.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 롯데바이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별도 부스를 마련했다. 삼성바이오는 매출 기준 CMO 세계 1위인 스위스 론자(Lonza), 2~4위 자리를 다투는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 미국 카탈란트와 같은 열에 부스를 열었다. 현재 글로벌 CMO 시장은 이들 4개 업체가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시회장은 크게 기자실(Bio Media Bar)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으로 구분된다. 오른편 복도를 중심으로 바이오프로세스(Bioprocess zone)와 계약서비스(Contract Service zone)구역으로 나뉘는데, 프로세스 구역을 메인으로 대형 CMO기업들이 자리를 잡았다.
특히 글로벌 1위인 론자를 중심으로 부스 경쟁이 치열했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프로세스 구역은 살짝 비켜나 있고, 삼성바이오와 론자의 사이를 일본 후지필름이 비집고 들어왔다. 후지필름은 이번 행사에 부스를 두 개나 잡았다. 삼성바이오의 바로 오른쪽에 바이오의약품 자회사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Diosynth), 론자의 바로 맞은편 자리에는 모회사인 후지필름이 부스를 열었다.
후지필름 다이오신스는 후지필름이 2011년 미국 머크의 바이오의약품 부문을 사들여 만든 CMO 자회사이고, 후지필름의 부스에는 원료 의약품 생산기업인 후지필름 와코 퓨어와, 시약 의료기기를 만드는 후지필름 얼바인이 들어왔다. CMO 1, 2위 기업의 주변을 후지필름이 일대일 마크를 한 형국이다.
여기에 론자의 뒷 줄에는 CMO시장의 또 다른 신흥 강자인 중국의 우시(Wuxi) 바이오로직스가 자리를 차지했다. 론자의 오른쪽 옆자리는 백신원부자재 기업인 싸이티바가 열었다. 원부자재를 만드는 싸이티바에는 이들 CMO업체가 최대 고객사다. 항체의약품을 만드는 국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삼성바이오와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뒤편에 자리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의 건너편 구역에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바이오USA가 롯데바이오의 공식 데뷔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스 크기는 삼성바이오와 론자의 절반 정도이지만, 바이오USA에 홈페이지 도메인(www.lottebiologics.com)도 공개했다.
롯데는 지난해 그룹사 차원에서 바이오사업 진출 계획을 밝히고, 앞으로 10년간 2조5000억원을 투자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글로벌 10위권의 CDMO(위탁생산개발) 업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달 미국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뉴욕 시라큐스 공장을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CMO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셀트리온 부스는 실험용 쥐 등 임상 시험에 쓰는 동물을 개발하는 젬파마텍과 벨기에, 스위스 등 유럽 바이오벤처들이 몰려 있는 쪽에 자리를 잡았다. 이 근방에는 2017년 창업한 국내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허브도 부스를 열었다. 메디허브는 서울대 치과병원과 공동개발한 무통자동주사기를 개발한 곳이다.
SK팜테코는 지난해 인수한 이포스케시의 이름으로 프랑스 기업 부스 자리로 행사에 참여한다. 이포스케시는 SK팜테코가 지난해 3월 인수한 프랑스 유전자·세포 치료제 CMO 기업이며, SK팜테코는 지난해 6월 5800만유로(약 8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해 제2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이 구역에는 화이자, 머크, 존슨앤존슨, 사노피 등이 자리했다.
이 밖에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한국관에는 국내 바이오 벤처와 임상수탁기관(CRO) 업체들이 참여했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기업인 강스템바이오텍, CRO업체인 디티앤사노메딕스와 LSK글로벌 파마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