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장내과 장태익 교수가 지난 2020년 코로나19에 확진된 20세 이상 성인과 일반인 등 총 13만1928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39.9%는 감염 후 3개월 동안 후유증으로 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진자 10명 중 4명은 후유증을 겪는다는 뜻이다.
5월 들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5만명대 수준으로 지난 3월(62만명)과 비교하면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재택치료 등 병실은 여유가 생겼지만, 이와 반대로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돼 격리된 후 4주 이상 증상이 계속되면 '후유증'으로 분류한다.
대학병원은 물론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한방병원을 찾는 환자도 늘었다고 한다. 경희대한방병원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은 진료를 시작한 지 2주가 채 되지 않았는데, 내원 환자가 하루 30~40명에 이른다.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이끄는 경희대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이범준 교수는 사상체질에 따라서 후유증 증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태음인의 경우에 기침이 생기면 잘 낫지 않고 오래 가고, 소음인은 소화기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고 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 증상으로 기침, 피로감을 꼽았다. 그는 이 중에서도 "기침의 경우 만성 기침으로 가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치료가 필요하다"며 "동의보감에 폐에 염증이 있으면서 기관지가 건조했을 때는 도라지와 더덕 등이 좋다"고 했다. 이 밖에 기침에 좋은 음식으로는 우유와 잣 호두, 계란 흰자 등을 추천했다.
이 교수는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을 볼 줄 아는 한의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앞으로 인공지능(AI)으로 X-레이를 판독하는 기술이 도입되면 한방 의학 발전에도 도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교수가 한약재인 백합의 만성 폐질환 치료 효과를 검증한 연구 논문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학술지에 실렸다.
一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개원한 지 2주 정도 지났다. 주로 어떤 환자들이 내원하나.
"코로나19 후유증으로는 피로, 무기력증과 잔기침이 꼽힌다. 그런 증상을 보인 사람이 대상인데, 전공이 폐장호흡기내과이다 보니 잔기침과 피로 환자를 주로 보게 된다. 이 밖에 소화기 문제나 탈모 등 증상을 가진 환자들은 피부과 등 진료과와 협진하는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一 아무래도 기침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많은가.
"기침은 피로나 우울감 등과는 달리 객관적으로 증상이 드러나서 그런 것 같다."
一 코로나19를 앓고 난 후 기침이 계속되는 이유를 한방에서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장 처음에 코점막이나 인후 점막을 통해 들어오게 된다. 들어온 바이러스가 목 쪽을 침투하면 후두염이 되고, 더 안으로 들어가면 성대를 거쳐 기관지, 더 심하면 폐까지 들어가게 된다. 바이러스가 폐까지 침투한 사람은 급성기로 병원 치료를 받으러 가야 하고, 한방 병원을 찾는 사람은 대부분 기관지 위쪽에 바이러스가 침투한 경우에 해당한다."
一 폐 문제가 아닌데 기침이 계속 날 수도 있단 건가.
"기침은 여러 가지 이유로 나타난다. 바이러스가 기관지까지 침투해 염증이 생겨 낫지 않는 경우, 기침을 하면 가슴팍이 울리고 아프다. 성대까지 침투한 경우에는 목소리가 쉬어서 나오지 않는다. 기침을 할 때 아픈 부위, 즉 그 깊이를 보면 어디서 문제가 있는지 알게 된다. 회복하는 과정에서 기관지에서 성대, 후두로 올라오는 식이다."
一 기침을 낫게 하려면 어떤 치료를 하게 되나. 양방에서는 진해거담제와 소염제를 먹는다.
"바이러스 감염 후 기침은 장기에 염증이 생겨서 나는 것이다. 염증(炎症)에서 염은 화(火) 두 개로 이뤄진 한자다. 그래서 염증이 생기면 불이 나서 건조해졌다고 표현한다. 목이나 성대, 기관지 벽에는 점액이 있어서 바깥에서 들어오는 먼지 등 불순물을 잡아서 막아준다. 그런데 염증이 생겨서 점액 분비가 원활하지 않으면 이런 불순물이 들어왔을 때 막아주지 못해서 기침을 하게 된다. 그래서 찬 바람을 조금만 맞아도 하는 기침을 '기관지 과민성' 기침이라고 한다."
一 알레르기 천식으로 나오는 기침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천식의 기침은 알레르기 반응으로, 코로나19 후유증 기침은 바이러스로 염증이 생긴 경우다. 원인이 다르기는 하지만, 기관지가 불이 난 상태인 건 똑같다. 불이 나서 타고난 것이 회복되려면 사람마다 시간이 걸린다. 불이 난 부위가 적으면 빨리 회복이 되고, 많이 탄 사람은 오래 걸리고, 또 나이가 들어 회복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회복이 느린 식이다."
一 사상체질에 따라서 코로나19 후유증 증상이 달리 나타나기도 하나.
"태음인의 경우에 몸이 건조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관지 과민성 기침이 생기면 잘 안 낫고 오래 간다. 소음인의 경우는 소화기가 안 좋은 경우가 더 많다. 후유증으로 역류성 식도염을 호소하는 식이다. 소양인의 경우에는 화가 많으니까, 신속하게 불을 꺼줘야 한다. 태양인은 임상적으로 만난 적이 흔치 않아서 잘 모르겠다."
一 사람 체질이 있는 게 맞나. 체질도 나이가 들면 바뀐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4가지의 체질로 인간을 구분하는 것은 한약을 쓰기 위해서다. 이제마 선생은 그 기준을 유교를 기준으로 4가지로 나눠서 사물을 구분했는데, 나도 이게 평생 가는 것인가라는 의구심은 든다. 유전자는 있는 게 맞다."
一 그럼 이런 기침은 얼마나 오래 지속되나.
"3~8주가 지나면 회복이 된다고 보는데, 8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는 사람도 많다. 과민성 기침에, 비염이 남아서 기침을 유발할 수도 있다. 또 코로나19는 전신을 공격하는 바이러스라서, 컨디션이 나빠지면 위점막 쪽도 공격할 수 있다.
만성 기침 환자 중에서 폐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기침이 나는 사람도 많다. 그런 환자들은 크게 세 가지 원인이 있다. 비염이 생겨서 콧물이 뒤쪽으로 넘어가거나, 위산이 역류가 되면서도 기관지를 자극하고, 아까 언급한 기관지가 과민해서 생기는 기침일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이 기침으로 계속 갈 수 있다는 뜻이다."
一 만성화된 기침은 어떻게 고쳐야 하나.
"원인이 여러 가지라서 한 번에 고치기 어렵다. 약국에서 처방받은 진해거담제만으로 잘 회복이 되지 않는 것이 그 이유 때문이다. 한방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아서 오는 사람이 태반이다. 감염성 기침 증후군은 4주까지를 급성기로 보고 4주 이상 된 것은 후유증으로 본다. 후유증 기에서도 4주에서 8주 사이에는 기침이 만성화되기 전이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부분을 교정해야 한다."
一 어떻게 막나.
"원인이 비염인지 기관지염인지 위식도 역류가 있는지 보고, 같이 조절을 해 줘야 한다. 만성 기침의 복합적인 형태가 양방에서는 드러나지 않아 한방을 찾는 경우가 많다. 양방에서는 가래가 끓으면 진해거담제를 주고, 위식도 역류도 위산분비 억제제만 투약해 치료한다. 하지만 원인이 다양할 경우 이런 처방만으론 기침이 잘 낫지 않는다. 위 운동을 개선시키고 기관지 염증을 낫게 하는 효과적인 양약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一 한방 쪽에는 그런 약들이 있나.
"예를 들어 양방에서는 위산 분비 억제제로 전통적인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 약이 있고, 요즘에는 P-CAB(칼륨경쟁적분비억제제)계열 신약도 나왔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에게 이런 약과 한약을 함께 복용하는 것을 권한다. 양방과는 다른 기전으로 위가 운동을 잘 할 수 있게 기능을 개선 시켜서 위산 역류를 좀 덜하게 하는 한약들이 있다. PPI 계열 약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4주는 복용하고, 보완적으로 한약을 먹을 것을 권한다."
一 폐가 손상을 입어서 생기는 기침은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
"동의보감을 보면, 가래가 없이 기침을 하는 것을 '건수(마른기침)'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런 건수는 폐에 진이 빠진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사람이 기력이 빠지면 진 빠졌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폐 기능이 떨어졌으니 회복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폐는 '치료가 힘들다'라고 적혀 있다. 실제 폐 조직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안 된다."
一 한방의 개념으로 장기의 '진'을 회복시켜야 하는 건가.
"기관지 원성을 해결해야 기침이 안 나게 된다. 백합이 대표적이고, 우리가 아는 쓴맛이 나는 도라지, 요즘에는 도라지를 김치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도라지와 비슷한 작물로 더덕, 잔대 등이 있고, 폐를 촉촉하게 하는 음식으로 잣과 호두가 있다. 또 생강은 소화기를 지켜주고, 꿀은 목을 촉촉하게 해 준다. 이 밖에 목을 촉촉하게 해 주는 음식으로 우유와 계란 흰자가 있다."
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꼽히는 탈모는 어떻게 보시나.
"한방에서 탈모는 혈이 부족해서 생긴다고 본다. 혈은 피뿐만 아니라 요즘 말로 호르몬을 포함한 것이다. 옛 서적을 보면 '혈이 부족하니, 모발이 탈락된다'고 썼다.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하면 불이 나고 그 후에 진이 빠진다고 했다. 진이 빠지면 음혈이 손상된다. 그러니 탈모가 온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론상 고열이 나면, 음혈을 보완하는 음식을 먹거나 수면을 충분히 취해야 회복이 된다."
一 하지만 독감에 걸려 고열에 시달렸다고 탈모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없지 않나.
"코로나19는 병 자체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 같은 바이러스인데도 침투하는 영역이 좀 다르다. 탈모도 마찬가지지만, 독감에 걸렸다고 심근염이 오진 않는다. 코로나19는 온몸을 타고 들어가 말초 혈관을 자극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도 계속 연구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一 한방으로 환자를 진료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
"호흡기 치료의 관건은 폐를 보는 것이다. 한방에서 폐 사진을 보려면 영상의학과에 의뢰를 해야 한다. 의료법에 한의사의 진단 검사와 관련해 의료법 판결에서, 한의사가 혈액검사 등을 진료에 참고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봤다. 국내에 X선을 판독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이 있는 것으로 안다. AI로 X선 판독이 가능해지면, 한의사들이 더 편하게 진료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물론 영상의학과 의사가 판독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만."
一 X선이나 CT를 보는 방법은 따로 배웠나.
"영상학과 선생님이 판독한 사진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주변에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서 독학을 했다. 책도 읽고, 유튜브도 많이 봤다. 하지만 책만 봐서는 잘 모른다. 결국 의술은 경험이 녹아들어 있어야 한다."
一 한방으로 코로나19 후유증에서 회복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이해하면 되나.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해 달라. 그런데 문제는 도라지나 꿀, 호두, 잣 이런 얘기를 하면 비과학적으로 느껴질 것 같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장기 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이를 제때 잡지 못하면 만성 기침이 되니 그 전에 막아야 한다."
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비슷한 기전의 한약재도 있다고 들었다.
"지난해에 전국 한의과대학 교수들이 모여서 코로나19 감염 후 급성기 때 쓸 수 있는 건강 보험 적용 한약재를 추천했다. 본초, 은교산, 청폐배급탕이 대표적이다. 팍스로비드와 비교하면 치료 효과는 명확하지 않지만, 현장에서 심하게 앓지 않고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약들이라 본인 부담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안다."
一 정확한 효과, 근거가 부족한 게 문제인가.
"임상 시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는 것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옛 의서에 있는 한약재를 현장에 적용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연구는 데이터를 쌓아서 입증해 나가야 할 숙제다."
一 어차피 코로나19는 팍스로비드 말고는 마땅한 치료제도 없다. 팍스로비드는 가격도 비싸다.
"그러나 지금 당장 보완재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팍스로비드와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기도 하다."
一 하지만 한약을 먹으면 간과 눈이 나빠진다는 말도 있다.
"정말 오해다. 물론 간이 나빠지는 약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한의사들이 쓰는 한약제재는 대부분 안전성이 입증돼 있다. 이런 것이 계속 문제가 되니 안전성 입증 임상시험을 해서 발표를 해도 다들 '나빠진다'고만 한다."
一 최근 하고 있는 연구가 있나.
"광동제약에서 만든 경옥고에 대한 파일럿 스터디를 했다. 암에 걸려 항암 요법을 진행 중인 환자들은 몸에 피로가 상당하다. 이를 암성 피로라고 표현하는데, 이런 증상을 겪는 환자군 50명에게 경옥고를 투약한 결과 피로도가 개선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현재 통계 분석 중인데,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