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연봉 협상이 한창인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직원들이 연봉동의서 발급 사이트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내부 서버가 먹통이 됐다는 '지라시(정보지)'가 돌았다.
회사 내부 사이트가 22~25일 동안 장애가 생겼는데, 이는 지난 22일 이 회사 HR팀이 올해 연봉 계약에 최종 사인하는 링크를 전 직원에 보내면서 생긴 서버 불안정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이메일을 주고받은 화면을 캡처한 지라시에는 "장애 발생시간은 22일 오후 1시 20분부터 오후 2시"라며 "1차 (원인은) 해당 시간에 2000번의 사용자 접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직원 분들이 믿기지 않은 연봉 인상률로 짧은 시간 여러 번 클릭한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또 "통상 거래처와 (계약) 체결에는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라 미흡했다"고 했다. "당일 서버 설정 값을 튜닝해 현재는 문제 없이 서비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믿기지 않는 연봉 인상률'을 강조한 지라시는 온라인을 타고 업계에 퍼져 나갔다. 연봉 인상률에 대한 정보는 없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으로 최근 2년 동안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던 터라 업계에서는 "연봉이 높든 낮든 이 내용은 사실일 것"이라고 봤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작년 매출은 9290억원으로 2018년 창사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27% 증가한 4742억원이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남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HR팀이 최근 연봉 동의서를 발송했고, 이후 접속 과부하로 내부 서버가 먹통이 돼 점검을 한 것은 사실로 나타났다. 지라시는 서버 점검을 하던 내부 직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캡처한 것이라고 한다.
작년 연말 기준 이 회사 총 직원 수는 1001명에 정규직 679명 기간제 직원 322명이다. 오후 1시 20분부터 40여분 동안 직원 한 명이 평균 2~3번은 연봉 동의 사이트에 접속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연봉이 직원들 예상보다 적게 올라 서버가 다운 됐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 사업보고서를 보면 작년 연말 직원 평균 연봉이 6800만원이다. 바이오 업계에서 이 정도 연봉은 많지도 적지도 않은 수준이다. 다만 대기업 명성과 작년 회사 실적을 감안하면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연봉 인상률은 5~10% 정도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연봉이 예상외로 크게 오른 데 따른 반응이라는 업계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작년 9월에도 직원들에게 연봉 인상을 해줬는데, 반년 만에 한 차례 더 연봉을 올려줘서 만족스러워 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동자산은 지난 한 해 급격하게 늘었다. 유동자산은 기업이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말하는데, 작년 말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동자산은 1조8378억원에 달한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빚인 유동부채는 4599억원으로, 유동비율은 400% 수준이다. 그만큼 현금 동원력이 좋다는 뜻이다.
회사 관계자는 "연봉인상률은 개인정보로 밝힐 수 없다"며 "직무(연구직·생산직·지원직)와 부서에 따라 연봉 인상률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는 잡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