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강당에서 장진구 정신겅강의학과 교수가 심포지엄을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격리조치가 해제된 지 3개월이 지난 환자들 가운데 우울, 불안, 인지기능 저하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명지병원은 지난 26일 열린 코로나19 후유증 임상 심포지엄에서 장진구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우울 불안 등의 증세)은 단순 '마음의 병'이 아니라, 실제 뇌 기능 변화를 동반하는 정신 건강 질환"이라며 이런 내용을 전했다.

명지병원이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 운영을 시작한 지난 3월 21일부터 지난 11일까지 3주간 1077명의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를 직접 치료해 온 현장 의료진들이 발표자로 나섰다.

정영희 신경과 교수는 "고령층 환자의 섬망 증상(환각, 환청 등 일시적인 정신 혼란 증상)과 인지 저하 증상은 (격리 해제) 2∼3개월 이후까지도 나타난다"고 했고, "젊은 층에서 나타나는 멍한 증상은 우울, 불안, 피로 등과 연관이 있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후유증은 신장, 심장 등 장기에서도 나타났다. 권영은 신장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급성신장질환이 발생, 신장기능이 급격히 감소하는 일이 흔하다"며 "이중 투석이 필요한 중증환자는 사망위험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재혁 심장내과 교수는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심부전 등 기저질환을 앓는 고위험군이 후유증으로 가슴통증을 호소하면 심근염이나 심낭염, 관상동맥질환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환자들에 대해선 반드시 심전도, 심초음파 등 검사 진행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감각신경에 문제가 생긴 환자들 중 후각 상실을 호소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송창은 이비인후과 교수는 "유전자 수준에서 후각신경 퇴화가 발생하는 사례도 관찰됐다"며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후각과 미각에 영구적인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광남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3주간 59명의 후유증 환자를 진료한 결과, (소아 청소년들도) 급성기 후유증으로 호흡기질환, 구토와 설사를 동반한 위․장관질환, 두통 및 경기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눈, 코 등에도 문제가 생기는 일이 잦았다. 김계중 안과 교수는 "후유증 환자의 88.8%가 결막염 환자"라며 "주로 안구 건조, 통증, 눈곱 등 증상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최강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 가지 바이러스가 이렇게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은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