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자가검사키트로 시행 중인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11일부터 중단한다. 1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더본병원에 신속항원검사 시행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병·의원에서 하는 신속항원검사 결과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한 이후로 병·의원 매출이 많이 늘어났다. 신속항원검사 만으로 하루에 2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병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돈을 버는 병원이 있는 반면, 최근 두 달 동안 신속항원검사 명목으로 500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이 건강보험에서 빠져나갔다. 정부는 관련 수가를 줄이기 시작한 데 이어 이르면 이번 주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하면서 진단 검사 횟수 자체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보건복지부가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관련 청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월 3일~4월 3일 두 달간 신속항원검사 건강보험 청구 금액은 4938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청구 금액이 월 1억~6억원 선이던 것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런 폭증세는 정부가 지난달부터 병·의원에서 받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확진 판정을 할 수 있도록 한 조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의료기관의 신속항원검사 건강보험 청구 횟수는 870만5183건에 달했다.

의료계에서는 초기부터 '신속항원검사는 돈 되는 업무'라는 인식이 있었다. 병·의원은 신속항원검사 한 건에 5만5920원을 받는다. 이용자는 진찰료의 30%(의원 기준 5000원)만 부담하고, 나머지 5만920원은 건보재정에서 빠져나간다.

단순 계산해서 하루 200명을 검사하면 약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신속항원검사 관련 매출이 하루 2000만원을 넘는 병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한의원과 치과까지 신속항원검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면서 의료계가 '밥그릇 싸움'에 들어가는 양상도 나타났다.

신속항원검사가 논란이 되자 정부는 이달 초부터 수가 조정에 나섰다. 진찰료, 검사료, 감염예방관리료로 구성되는 검사비 가운데 감염예방관리료는 더는 지급하지 않는 식이다. 건보재정에서 빠져나가는 5만920원 중에서 진찰료와 검사료는 각각 1만5000원, 감염예방관리료는 2만원선이다.

의료계에서는 신속항원검사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루에 10만~20만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치료 계획 없는 진단은 차라리 모르는 것보다 못하다"고 했다.

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도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지난 2009년에는 진단 없이 약을 공급한 적이 있다"며 "앞으로 (코로나 19 감염병 등급을 조정한 후) 코로나의 경우에는 팍스로비드 처방을 위해 확진이 필요한 경우에만 신속항원검사를 하도록 진단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두현 의원실 관계자는 "지금까지 몇 명이 신속항원검사를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건보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정책의 표본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신속항원검사 확진 인정은 애초 오는 13일까지 시행할 방침이었으나, 연장될 전망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브리핑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 예측률이 90%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라며 "현재 (시행 기간을) 연장하는 쪽으로 질병청이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소의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희망자에게 무료로 실시했던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는 이날부터 중단됐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감소 추세와 동네 병·의원에서의 검사 확대 등을 고려해 보건소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중단하고 민간 중심 검사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