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이 본격 시작된 28일 오후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 백신접종실 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스1

정부가 올 가을쯤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백신 4차 접종을 공식화한 가운데, 백신 외에 다양한 치료제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료계에서 나온다. 국내 유행 확산세는 잦아들었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높은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위험군 관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허가된 코로나19 치료제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MSD(머크)의 라게브리오,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 JW중외제약의 악템라,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등이다. 그런데 각 치료약마다 장단점이나 투약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치료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등은 병용 금기 약물이 많아서 경증 환자에 주로 쓰이고, 주사형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는 중환자 치료 효과가 떨어져, 산호를 공급하는 폐렴 초기 환자 위주로만 쓰인다. 악템라는 염증을 억제하는 중증 환자에게 쓰이고, 렉키로나는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없어서 쓰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장기 이식 환자나, 신장 투석, 혈액암 환자 등 고위험군이다. 이들은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잘 형성되지 않아서 코로나에 감염되면 위중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장기 이식 환자나, 암환자들은 면역 억제제를 맞기 때문에 백신을 맞아도 면역이 형성되지 않고, 림프종이나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들은 림프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

라선영 신촌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종양내과 교수는 "암환자들에게 코로나 예방은 암 치료 만큼이나 중요하다"며 "항암제는 인체 면역을 억제하기 때문에 암환자가 코로나에 감염되면, 완치될 때까지 항암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 교수는 일부 환자들은 코로나를 앓고 난 후 폐렴이나 혈소판 감소증 등의 후유증으로 항암치료가 지연되고, 그 기간 동안 병이 진행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가 개발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이부실드. /AP 연합뉴스

이들을 치료할 대안으로는 항체 치료제인 '이부실드'가 꼽힌다. 항체를 직접 투여하는 방식의 이부실드는 워싱턴대에서 진행한 생체 실험에서 이부실드는 기존의 오미크론(BA.1)은 물론 하위 변이인 스텔스 오미크론(BA.2)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을 겪어 추가 접종이 어려운 사람은 물론 혈액암 환자, 신장 투석 환자, 장기 이식 후 약물 치료를 받고 있거나 다발성 경화증 등 류마티스 관절염 등으로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들도 맞을 수 있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의 코로나19는 백신을 접종 받은 건강한 대상에게는 크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이제는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잘 관리해 중증과 사망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4차 접종보다는 이부실드 도입이 방역학적으로 더 이득"이라며 "백신을 더 들여오는 것 보다 치료제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는게 맞다. 이부실드는 최소 6개월~1년까지도 효과가 유지되는 데다 BA.1, BA.2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라고 말했다. 이부실드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0년 9월 전략적 생산협력 계약을 함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해 전량 수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