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시내의 한 이비인후과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신속항원・PCR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16일 발표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전날 오후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집계해 발표한 인원을 총합한 것과 비교해 4만명 이상 줄어든 것과 관련해 "(전날) 발표된 수치는 중복이나 오류가 제거되지 않은 수치다"라고 설명했다.

전날 전국 지자체에서 취합한 신규 확진자 정보를 정부가 받아서 중복과 오류를 수정했고, 그 과정에서 숫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확진자 숫자를 집계 발표한 지난 2년 동안 지자체 중간 집계와 공식 집계가 4만명 이상 차이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다만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확진으로 인정 신고하면서 (확진자를) 시스템으로 집계하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며 "현재 시스템 안정화 작업을 긴급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확진자 공식 통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일선 병원에서는 정부의 확진자 입력 시스템 접속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현장에서는 "정부가 준비도 없이 신속항원검사 확진 방침을 갑자기 발표한 데 따른 혼선이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 어젯밤 "44만 확진" 아침엔 "40만"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40만741명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누적 확진자는 762만9275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 서울시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 신규 확진자 숫자 합산치는 15일 0시부터 오후 9시 기준으로 이미 44만명을 넘었다.

지자체 집계에서 전날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44만1423명이었고, 전날 오후 10시 기준 포털에서 확인된 확진자 수는 45만7090명 이었다. 지역별로 서울 9만5234명, 경기도 9만3619명으로 수도권 확진자만 20만명에 육박했다.

집계를 마감하는 자정까지 3시간이나 남아 있었던 만큼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이보다 더 늘어 50만명을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해 방대본은 "민간이 운영하는 '코로나라이브'에서 집계한 수치는 기존 확진자와 타 시도 확진자와 중복제거되지 않거나 정보 오류가 제거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정부가 집계하는 확진자 수는) 지자체와 매칭해 정보 확인을 거치는 작업과정에서 (민간 집계와 비교해) 줄어들게 된다"고도 말했다. 전국 지자체에서 취합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데이터를 중앙 정부에서 받아 오류를 찾아내 수정해 입력하는데, 그 과정에서 차이가 생겼다는 것이다.

방대본은 애초부터 "0시 기준 통계는 지자체 자체 발표 자료와 집계 시점 등의 차이로 일부 상이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중간 집계와 일일 집계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일선 병원 "신속항원 확진 갑자기 발표하더니 준비 미흡"

방대본은 '정부 통계에 문제기 없다'고 밝히면서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확진으로 인정 신고함에 따라 사용자(의료기관) 증가, 확진자 증가, 확진자 집계 방식 등이 복잡해지게 되어 시스템으로 집계되는 시간이 크게 소요됐다"며 "확진자 집계에 차질이 없도록 시스템 안정화 작업을 긴급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 현장에서는 정부 전산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정부가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유전자증폭(PCR)검사 없이도 확진으로 인정하는 방침을 일선 병원에 적용한 지난 14일 서울과 경기도 주요 병·의원에서는 확진자 전산 입력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견이 다수 접수됐다.

지난 14일 등록 사이트 먹통으로 확진자 전산 입력을 마치지 못한 일부 병원에서는 전날부터 오전만 진료하고, 오후에는 휴진하고 밀린 전산 업무를 처리하는 식으로 운영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세라 서울시의사회 부회장(바로척척의원 원장)은 "정부가 신속항원을 확진으로 인정한다고 밝힌 이후 내원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정부가 운영하는 확진자 등록 사이트가 마비되면서 병원 업무마저 마비됐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결국 정부가 발표한 이번 조치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오락가락하는 정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에 불만과 의문이 쏟아졌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그나마 이 정부가 지금껏 가장 잘 한 방역 정책은 하루 확진자 숫자를 집계해 공표한 것"이라며 "확진자 발표 숫자만큼은 믿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못 믿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밖에 "대선을 앞두고 방역을 무방비로 풀어버리더니 확진자가 너무 늘어서 방역 시스템이 아예 마비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올해 들어 확진자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1월 말 2만명을 넘어선(25일 2만3050명) 이후 2월 중순 10만명을 돌파(17일 10만9828명)했고, 한 달 만에 40만명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