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오후 화상으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지정 발표 관련 브리핑에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WHO는 이날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한국을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제공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 우리나라를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WHO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진행한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한국을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이하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인력양성 허브는 중·저소득국의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을 제공하는 중심 기관을 의미한다.

WHO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국가 간 백신 불평등 문제가 대두되자, 중·저소득국의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바이오 역량을 키우는 ‘WHO 인력양성 허브’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WHO는 한국을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한 이유로 국내 기업의 백신·바이오 생산 능력과 교육 시설 인프라, 정부의 적극적 의지 등을 꼽았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GC녹십자, 한미약품(128940), 싸이티바, 싸토리우스 등이 있으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국립중앙의료원 등이 교육기관으로 참여한다.

이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전 세계 2위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유행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 등 5종의 백신을 위탁생산한 경험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우리나라를 세계 백신 허브로 만든다는 ‘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작년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WHO 사무총장을 만나 한국의 허브 선정을 요청하고, 김부겸 총리도 지원에 나선 가운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민석)가 관련 예산 편성을 적극 지원했다고 한다.

이번 지정에 따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2곳의 바이오 생산공정 공공실습장을 확충하고, 추가로 교육장 2곳과 전담 훈련시설도 개소할 계획이다.

올해 글로벌 바이오 훈련생 370명을 양성하기 위해 오는 7월부터 실제 교육에 들어간다. 이 가운데 310명은 백신·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생산에 대한 이론교육과 글로벌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 기본교육을 받게 된다.

나머지 60명은 아시아·태평양지역 개발도상국 출신 교육생으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지원을 받아 바이오생산공정 실습교육을 받는다. 전체 인원과는 별도로 우리나라 교육생 150명도 올해 교육 대상에 포함된다.

이강호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장은 이날 사전 설명회에서 “내년에는 (한국에서 교육받는) 교육생 규모가 더 확대될 예정”이라며 “바이오 생산 교육 설비가 구축되는 2025년에는 매년 2000명 규모의 개발도상국 훈련생을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WHO와 공동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주기적으로 실무회의를 열고, 교육과정 개발과 교육생 선발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차기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의 바이오 역량을 활용한 글로벌 리더십을 기대한 것”이라며 “향후 한국을 바이오 인력 양성의 메카로 발전시켜 세계 보건안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권덕철 장관에게 “대한민국을 WHO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