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7만 명을 넘어서면서 각종 방역지표가 악화된 23일 정부는 예방 백신을 3차까지 맞은 사람의 오미크론 변이 치명률은 계절독감과 같은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60세 이하 3차 접종자가 오미크론으로 사망할 위험은 거의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전날 기준 사망자는 99명 늘면서 올들어 사상 최다치를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은 오미크론 치명률이 떨어진 것은 맞지만, 치명률이 떨어지더라도 유행 규모가 커지면 중환자와 사망자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해 4월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 123만7224명 중 변이 분석을 마친 완료된 13만6046명의 예방접종 이력과 치명률을 분석한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오미크론의 치명률을 분석한 결과 3차까지 접종을 마친 접종완료자의 경우 계절독감과 유사하거나 그 이하로 분석됐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서 3차 접종을 완료하면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08%로 나타났다.
이는 계절독감의 치명률 0.05~0.1%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계절독감은 국가 통계가 없어 매년 유행할 때 300~700만명 정도가 감염되고 이로 인해 3000명에서 7000명 정도가 사망한다고 추정한다. 다만 미접종자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높아졌다. 미접종자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0.5%로, 이는 계절독감의 5~7배 수준이다.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연령대에서도, 예방접종의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60세 이상의 3차 접종자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0.5%로 나타났다. 그런데 60세 이상 미접종자의 오미크론 치명률 5.39%로 3차 접종 완료자에 비해 10배 이상 높아졌다.
정부는 백신 접종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코로나19의 풍토병 전환(엔데믹)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으니 3차 접종을 하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SNS메시지에서 "60세 이하 3차 접종 완료자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지금까지 0%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60세 이하는 3차 접종까지 마치기만 하면 오미크론으로 인한 사망이 거의 없으며, 사망의 위험성이 극히 낮아진다는 의미"라며 "오미크론 대응에 있어서 이만큼 3차 접종이 중요하다"라고도 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오전 중대본 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의 특성 자체가 치명률이 낮지만 이에 더해 예방접종의 효과는 압도적인 영향을 미친다"라며 "예방접종을 3차까지 완료한 분들에게는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계절독감과 거의 동일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이어 "60세 이하 연령층은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생명의 위험이 거의 없다"고도 했다.
그런데 전날(22일) 코로나 사망자는 99명으로, 올 들어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사망자 가운데 96%(95명)가 60세 이상이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도 '오미크론 치명률은 계절 독감' 발언에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백신 접종에 의한 중증, 사망 예방효과는 높은 수준인데, 이것이 계속 지속될 건지,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오미크론의 치명률) 비율은 확실히 떨어졌지만, 발생 규모가 크다면 여전히 비상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라며 "5000명일 때 0.1%와 5만명, 15만명일 때 0.1%는 분명 다르다"라고 말했다. 치명률과 함께 유행 규모도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박 팀장은 "치명률이 낮다고 해도, 발생 규모가 40배씩 늘어나면 관리 전략에서 별도로 고려해야 할 내용들이 많다"고 말했고, "오미크론으로 인한 가족 내 발병의 30~40%는 동거인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