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뉴시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7만 명을 넘어선 23일 정부가 ‘3차 접종을 한 사람에게 오미크론 계절 독감’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비명에 귀라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보건소 직원들이 비명을 지르고 병원은 늘어나는 확진자로 병동의 문을 닫아서 축소 진료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고 요양원, 요양병원들은 감당 못할 정도의 집단발병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교수는 “중환자가 500명인데 하루에 99명이 사망한다”라며 “이상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중환자가 500명인데 중증병상은 거의 1000여개가 차 있다”며 “이것도 이상하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배포한 자료의 오류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중수본은 이날 자료에서 전날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512명으로 500명대에 진입했고, 하루 사망자도  99명으로 올 들어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같은 자료에서 중환자 전담 치료 병상은 990개가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중환자가 500명인데 가동 병상은 두 배가 넘는 것이다. 중환자 수에 대비해 사망자 숫자도 많다.

이 교수는 이어 “코로나인데 분만해야 하거나 코로나인데 심근 경색이거나, 코로나인데 암이거나, 코로나인데 수술해야 하는 환자들은 부지기수로 발생하는데 우리네 병원들은 이 분들이 코로나 환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치료할 만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선거전이라고, 대통령이 바뀔거라고 아무것도 안하고 이대로 있을 건가”라며 “후보들도 자기가 당장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 표를 얻기 위해 위기에 걸맞지 않는 발언은 이제 그만 쏟아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발 위기는 위기라고 이야기하고 국민들이 나서기를 부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교수는 지난 15일 정부가 확진자 폭증 상황에서도 방역완화를 검토하자 “이미 현장은 지옥”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면 늘어나는 환자 관리가 가능한지 보여달라”며 “요양원, 요양병원, 정신의료기관, 급성기병원 어디 하나 빼지 않고 종사자와 환자에게서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