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6∼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가운데 23일(현지시각) 발리의 한 초등학교 학생이 중국산 시노백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0~9세 아동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자, 정부는 23일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만 5~11세 어린이용 코로나19 백신을 허가했다. 이번 허가는 소아에게 코로나19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필요한 경우에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의미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이번에 허가한 백신은 화이자가 5~11세의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별도 개발·생산한 백신이다. 앞서 만 12세 이상에 허가한 화이자 백신과 유효성분(토지나메란)은 같지만 용법·용량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 식약처 설명이다.

12세 이상 화이자 백신의 유효성분이 30㎍이라면, 이번에 허가 받은 5~11세용 백신은 이 성분이 10㎍으로 1/3 용량이다. 1, 2차 접종간격은 3주다. 소아 3차 접종은 이번 허가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중증의 면역 저하 어린이는 2차 접종 후 4주 후에 3차 접종할 수 있다.

식약처 브리핑에 참여한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은화 교수, 이미숙 경희대 의대 교수 등과 소아·청소년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문답으로 정리했다. 이들은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 등 국가 필수 예방접종이 예정돼 있다면 해당 접종과 시간차를 둘 것을 권고했다.

一 이번에 화이자 소아용 백신 임상시험에서 어떤 이상반응이 있었나.

“화이자가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국소반응으로 주사 부위 통증(84.3%), 발적(26.4%), 종창(20.4%) 순이었다. 전신반응은 피로(51.7%), 두통(38.2%), 근육통(17.5%), 오한(12.4%), 설사(9.6%), 관절통(7.6%), 구토(4.0%) 순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의 대부분은 경증에서 중등증이었고 하루에서 사흘 이내에 사라졌다. 아나필락시스,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 안면마비, 심근염·심장막염 등 약물 관련 중대 이상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一 소아에서 백신 이상반응으로 주사부위 통증 사례가 많은 이유가 있나.

“연령에 따른 백신 반응 원성이 관찰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백신들도 일반적으로 어릴수록 국소반응이 강하게 나타난다. 보고되는 이상반응의 빈도가 높은 것은 맞지만 대부분 가벼운 수준이고 이틀에서 사흘 이내에 사라지는 것으로 보여서 큰 우려가 되지는 않는다.”

一 임상시험 4개 국가는 어디인가.

“임상시험에 참여한 국가는 미국, 핀란드, 스페인 등 4개국이다. 두 개의 코호트(동일 집단)로 나눠 임상을 했는데, 첫 번째 코호트는 평균 연령 8.2세이고 두 번째 코호트는 평균 7.9세였다. 비만, 신경계 질환, 선천성 질환, 천식 등 기저질환을 가진 아동이 약 20% 포함됐다. 인종은 아시아인이 6%(90명) 포함됐다.”

一 1, 2차 접종에서 이상반응에 차이가 있었나. 기저질환을 가진 아동 예방 효과는 어땠나.

“2차 접종에서 이상반응 보고가 약간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긴 했다. 대부분이 국소반응으로 주사부위 통증등은 1차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저질환을 가진 아동의 하위 분석에서 예방 효과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一 임상 자료 이외에 미국 등 해외에서 접종한 선례에서는 어떤 부작용이 있었나.

“화이자 코로나19 소아용 백신은 미국, 이스라엘, 스위스, 호주, 캐나다 등에서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5∼11세 대상으로 접종에 사용 중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870만도즈 투여 후 이상 반응은 4249건 보고됐고 이 중 4149건(97.6%)은 중대하지 않았으며 100건(2.4%)은 중대한 이상사례였다. 중대한 이상 반응 사례로 발열 29건, 구토 21건, 발작 10건, 흉통 12건, 심근염의 주된 지표인 트로포닌 상승 15건 등이 보고됐고 심근염은 12건 보고됐으나 12명 모두 퇴원했다.”

一 아이들은 자기의사 표현이 명확하지 않아서 이상반응이 있어도 알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모가 백신 접종 후 아이들을 관찰할 때 유의할 점이 있을까.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접종 후 이틀째까지 어린이 상태를 잘 관찰할 수 있게 부모에게 안내해야 한다. 머리가 아프거나, 고열이 날 수도 있고, 아주 드물지만 발작이 보고된 바 있으니 부모가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접종 직후에 관찰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과민성 반응 쇼크)의 경우는 접종 기관에서 대기하면서 봐야 하기 때문에 접종 기관의 협조가 중요하다.”

一 접종 대상 나이는 만 나이가 기준인가.

“그렇다. 소아용 백신은 만 나이로 5∼11세용으로 허가됐다. 정확한 접종 대상자는 질병관리청청에서 접종 계획을 발표할 때 나올 예정이다. 만 나이는 일반적으로 생일을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오늘(2월 23일)이 생일인 아이는 2월 23일 생일을 기준으로 4세, 5세로 나뉘는데, 24일이 만 5세가 되는 시점이다. 접종 시점에 만 나이로 할지, 아니면 접종 예약 시점을 기준으로 접종 대상을 정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

一 2차 접종 후 소아도 3차 접종을 받게 되나.

“전체 소아 대상 추가 접종은 이번 허가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소아중증 면역저하자는 2차 투여 후 4주 후 3차 투여할 수 있다. 화이자가 지난 1일 소아 대상 추가접종 임상 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추가접종 허가를 신청할 경우 검토할 계획이다.”

一 소아는 코로나19에 걸려도 가볍게 지나간다는데 꼭 백신을 맞아야 하나.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는 일반적으로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중증 발생 위험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 감염 후 소아에서 다기관 염증 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번 식약처 허가와 별개로 5~11세 접종 정책은 예방접종전문위에서 또 다시 논의해야 한다. 질병청에서 예방접종 계획 등을 세우는 과정에서 접종 권유 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一 미국에서도 5~11세 백신접종률은 25%정도로 높지 않다. 원인은 무엇인가.

“연령이 낮을수록 백신 접종률이 낮은 것은 전 세계에서 관찰된 현상이다. 연령이 낮을 수록 코로나19 치명률이 낮다는 것을 접종받는 대상군인 소아의 학부모가 알고 있고, 또 나이가 어릴 수록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으니 부모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플랫폼(mRNA)의 백신이 자녀에게 장기적으로 끼칠 영향을 염두에 두는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은 과학적으로 입증돼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一 소아도 다른 연령대처럼 우선접종대상이 정해질 가능성이 있나.

“우선 접종받아야 할 대상은 소아에서도 위중증으로 갈 (우려가 큰) 고위험군이다. 고위험군은 비만, 만성 폐질환, 심장질환,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군을 말한다. 그 외에 생각할 수 있는 접종 대상군은 5∼11세 소아가 같이 사는 접촉자 중에 고위험군 대상자가 있는 경우다. 현재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소아감염학회가 논의 중이다.”

一 11세 이하 연령은 국가필수예방접종도 예정돼 있다. 이 경우 코로나19 백신과 동시 접종해도 되나.

“11세 이하는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 등 국가 필수예방접종 스케줄이 있다. 이럴 경우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이상반응 관찰이나 아이가 잘 이겨내는지 안전하게 관찰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一 11세와 12세는 발달 상태에 큰 차이가 없는데 왜 11세를 기준으로 백신 접종 대상자를 나누는 건가.

“임상시험 설계에 따라 경계 연령인 11세와 12세에 서로 다른 용량이 배정됐고 5∼11세는 임상시험(1상)에서 얻은 면역반응 결과를 고려해 적절한 용량을 선정했다. 일반적으로 체중과 용량의 연관성이 높은 합성 의약품과 달리 백신은 연령에 따른 면역반응과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A형 간염 백신 등 다른 백신도 연령에 따라 용량을 구분한다.”

一 화이자 백신 외에 다른 백신들도 소아용, 청소년용 대상 제품을 개발 중인가.

“노바백스 백신은 청소년(12∼17세) 대상 임상시험을 수행 중이며 소아 대상 추가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화이자 백신은 6개월∼4세 대상 임상시험을 수행 중이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현재까지 11세 이하 또는 5세 미만 대상 허가를 신청한 다른 개발사는 없다.”

一 백신을 접종한 성인도 돌파감염이 속출하는데, 소아 백신 접종이 델타 또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나.

“5∼11세 어린이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감염 예방효과는 90.7%다. 성인도 추가접종을 하면 오미크론 변이 대응 중화항체가 증가한다는 화이자 발표가 있었다. 5∼11세에게서도 추가접종을 하면 중화항체가가 증가하는 경향은 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