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켐생명과학 손기영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 11일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김명지 기자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이 인도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자이코브디’를 필요하다면 부스터샷(추가접종)으로 국내외 임상 시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 미국 화이자가 개발하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복제약 원료를 생산해 중·저소득 국가에 공급하는 사업에도 입찰했다.

손기영 엔지캠생명과학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정부와 백신 생산과 관련해 긴밀한 논의 중이다”라며 이런 내용을 밝혔다. 인도 제약사 자이더스 카딜라(자이더스)가 개발한 자이코브디는 지난해 8월 인도에서 긴급 사용승인을 받은 세계 첫 플라스미드DNA(pDNA) 방식 코로나19 백신이다.

엔지캠은 지난해 11일 자이더스로부터 백신 제조 기술이전 및 공급 계약을 따냈고, 국내에서는 한미약품과 손잡고 생산하기로 했다. 자이더스는 지난해 자이코브디의 델타 변이 예방 효과가 66.6%, 사망 예방률은 100%라는 임상 결과를 내놨다.

손 회장은 “단순 수출 목적으로는 (부스터샷) 임상을 하지 않아도 생산에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더 많이 수출을 하려면) 부스터샷으로 임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3~4개월마다 맞아야 하는 mRNA백신이 아닌 pDNA백신이 부스터샷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자이더스에 따르면) pDNA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와 같은 mRNA백신과 비교해) 면역 효과가 길게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pDNA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오는 3월 인도에 자이더스를 방문하는 자리에서 사업 협력 확장을 제안할 생각”이라고 했다. 자이더스는 국내에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제약사이지만, 제네릭(복제약)으로는 세계적인 회사다. 2015년 류마티스 치료제인 휴미라의 세계 첫 바이오시밀러를 첫 출시했고, 길리어드의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도 위탁생산(CMO)하고 있다.

손 회장은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복제약 원료를 생산해 중·저소득 국가에 공급하는 사업에도 도전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유엔 국제의약품구매기구 산하 ‘의약품특허풀(MPP)’에 팍스로비드 복제약 원료의약품 생산 기업으로 신청했다”며 “입찰 결과는 아직 모르지만, 원료 의약품 생산 역량을 활용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MPP는 국제연합(UN)이 지원하는 비영리 의료 단체로 지난해 머크(MSD) 화이자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특허사용권 협약을 체결했다. MPP는 지난달 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복제약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으로 한미약품(128940) 셀트리온(068270) 동방에프티엘 등 국내 3개 사를 포함한 전 세계 27개 기업을 발표했다. 화이자 복제약 생산 기업은 내달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엔지켐은 자이코브디 수출 등을 목적으로 이달 초 감염병혁신연합(CEPI)에서 운영하는 백신 원부자재 중개 플랫폼인 코백스 마켓플레이스에 백신 제조·공급 회사로 등록한 상태다. 손 회장은 “코백스를 통해 (자이코브디를) 중저소득 국가에 공급하려면 국내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며 “국가에서 자이코브디 100만 도스 정도 선구매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