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재택치료 첫날인 10일 이재은 대전시 유성구청 산림녹지과 주무관이 건강관리세트를 전달하기 위해 재택치료자 자택을 방문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각자도생(各自圖生) ‘셀프 방역’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1일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는 18만명을 육박했고, 바뀐 재택치료 체계에 따라 확진자 중에서도 ‘60세 이상, 먹는 치료제(팍스로비드) 투약 대상자’ 고위험군을 제외한 나머지(일반관리군)는 자택에서 스스로 건강 상태를 관찰하고 필요하면 동네 병·의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는 엄청난 전파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일상생활 도중에 가족이나 동료가 오미크론에 걸려도 이상할 것이 없단 말이 나온다. 정부가 밀접접촉자에 대한 추적을 중단하면서 자신이 어떻게 감염됐는지도 알기 어려워 졌다. 유전자증폭(PCR)검사도 중단하면서, 자신이 감염이 됐는지 여부도 알기 쉽지 않다.

오미크론이 항체의 공격은 피하고 인체 세포와 결합력은 강해서 감염은 쉽게 되지만, 반대로 증상은 약하다고 한다. 그래도 웬만하면 병은 안 걸리고 넘어가는 것이 낫다.지금까지 재택치료를 받는 확진자의 생활수칙은 많이 안내됐지만, 확진자와 함께 격리(공동격리)를 하는 동거인과 주변에 확진자 동료를 둔 일반 시민이 참고할 만한 생활수칙은 알려지지 않았다. 방역당국이 전날 공개한 ‘확진자 및 동거인 안내문’과 전문가 통화를 토대로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一 주변에서 확진 소식이 들린다. 나도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확진자에게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무엇인가.

“코로나19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후각과 미각 소실이다. 10명 중 8명의 환자들이 후각, 미각이 사라졌다고 보고하고 있다. 오미크론의 경우 목감기처럼 인후통이 심하다고 보고된다. 발열과 오한도 흔한 증상이다. 37.8℃ 이상 열이 지속되면 신속항원검사(자가진단키트)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설사나 묽은 변 증상은 드물게 나타난다. 발적 및 소양감을 동반하는 피부 증상도 흔한 증상이다. 신속항원키트가 음성이라도 열이 사흘 이상 떨어지지 않고 인후통이 느껴진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一 동거하는 가족이 확진을 받았다. 반드시 격리를 해야 하나.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동거 가족이 확진을 받으면 그 외 가족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2차 접종을 마치고 90일이 경과하지 않았거나, 3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PCR 검사에서 음성 통보를 받으면 격리하지 않아도 된다. 예방접종완료자가 아닌 경우에 격리를 하고 6~7일 차에 PCR검사에서 음성 통보를 받으면 격리해제된다.”

一 격리는 몇 시에 해제되나. 격리 기간 6일차 PCR검사를 받고 7일차에 음성 통보를 받았다.

“격리 해제는 7일 차 자정, 8일차 0시가 된다.”

一 격리를 하더라도, 잠깐 외출이 가능하다고 들었다. 어디까지 허용되나.

“예방접종완료자는 재택치료를 하는 환자가 비대면 진료로 처방한 약을 받는 등 꼭 필요한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외출할 수 있다. 생필품 구매 만을 위한 외출은 허용되지 않는다. 각 지자체에서 공급 받은 필수 생필품 외에 다른 물품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상점에 배달 요청 또는 온라인 구매 등을 활용하는 것을 권고한다. 또 외출 전에 관할 보건소의 재택치료관리팀 담당공무원에 전화로 알려야 한다.”

一 외출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나.

“외출 전에 옷을 갈아입고 손을 씻어야 한다. 외출할 때는 KF94 이상의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이동할 때는 도보나 자신의 자동차, 혹은 방역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안 된다. 격리관리 전담공무원이 공동격리자 외출 중 무단 이탈하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외출한 목적을 달성하면 바로 귀가해야 한다.”

一 외출 전에 공무원에게 알리지 않는 등 수칙을 위반하면 어떻게 되나.

“위반 시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가 가능하다. 또 안심밴드를 착용하게 된다. 거부하면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이 경우 시설격리 조치가 이어진다.”

一 집에 화장실도 하나라서 환자와 마주칠 수밖에 없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최대한 환자와 마주치지 않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마주칠 때는 KF94 마스크 및 개인 보호구(페이스실드)를 착용하고, 주기적으로 환기 및 소독을 해야 한다. 확진자가 화장실 변기를 사용할 때는 변기 커버를 닫고 물을 내린 후 소독을 해야 한다. 변기 커버를 열고 물을 내리면 바이러스를 포함한 유해물질이 욕실 안으로 퍼질 수 있다.”

一 엘리베이터를 타도 되나.

“엘리베이터 탑승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다만 사람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는 전·후로 반드시 손소독을 해야 한다. 손을 통해 마스크가 오염될 수 있다.”

一 KF94 마스크를 꼭 써야 하나.

“마스크는 정말 중요한 보호 도구다. 마스크만 잘 쓰고 있었다면 감염되더라도 무증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마스크를 통해 유입되는 바이러스의 양이 적어서 마스크를 잘 착용한 상태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10명 중 8명은 무증상이란 연구 보고다. 무증상이란 것은 우리 몸이 반응하기도 전에 면역을 만들어 낸다는 뜻이다.”

—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을 받았지만, 기침이 심하다. 기침 증상을 완화할 방법이 있나.

“기침 증상을 완화할 때는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 것보다는, 옆으로 눕거나 엎드려 눕는 자세가 좋다. 대부분의 가벼운 기침은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지나간다. 마른 기침이 심하면 기침억제제를 복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약을 먹기보다는 꿀을 찻숟갈로 한 스푼씩 먹는 것이 기침을 줄이는데 데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가래를 동반하는 기침의 경우 진해거담제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의 감염예방효과가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 중에 오미크론에 노출(감염)되지 않고 넘어 가기는 매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백신을 접종하면 감염이 되더라도 중증화율이 떨어지는 만큼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감염 예방을 위해) KF94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의 기초적인 수칙을 지키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몸에 열이 나는 것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이다”라며 “오미크론은 발열보다는 인후통이나 콧물 재채기가 주요 증상이기 때문에 약을 굳이 복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콧물,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 따뜻한 차를 많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