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26일 하루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 청장)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총 1만3012명이라고 밝혔다.
1만명대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오미크론이 국내에 상륙한 지 56일 만이다. 이날 수치는 역대 최다 규모였던 전날(8571명)과 비교해 하루만에 4441명이 급증한 것이고, 일주일 전인 19일(5804명)보다는 두 배 이상이 됐다.
◇ 확진자 1만→3.6만→12만명으로 더블링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전환해 이런 '더블링(일정 기간 특정 부문의 수가 2배로 늘어나는 현상)'은 다음 달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질병관리청에서 제출받은 '코로나19 확진자 단기 예측'에서 정부는 4주 후인 다음 달 말까지 유행 규모가 현재의 10배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질병청은 지난 21일 예측한 자료에서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델타 대비 3배라고 가정하면 신규 확진자 숫자는 2월 중순 2만7000~3만7000명을 기록하고, 2월 말에는 8만~12만명 대까지 폭증할 수 있다고 봤다. 1월 말에 1만명인 하루 확진자가 2월 첫째주 2만명에서 2월 중순 4만명, 2월 말 12만명으로 늘어나는 식이다.
앞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지난해 12월 28일 공개한 거리두기 조정별 시뮬레이션 예측에서는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델타의 4배라는 가정하에 이달 말 1만4000명까지 치솟았다가 2월 초 1만6000명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2월 중순 이후 예측 자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질병청과 KIST 수리모형의 기본 골격은 비슷하다. 바이러스의 전파력, 거리두기 효과를 가정해서 한달 후 신규 확진자 규모를 예측하는 식이다. 다만 사람의 이동량, 계절 요인,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속도, 예방접종의 방어 효과, 방역 정책 조정 효과를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예측은 계속 바뀔 수 있다.
◇ 전문가 "다음 주 2만~3만명 기록, 다음 달 10만명"
문제는 현재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정부는 물론 과학계 예측을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진자 단기 예측'에서 정부는 지난 21일 기준으로 이달 말(28일) 하루 확진자 숫자를 8700~1만명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3주 전인 지난 7일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한다는 가정하에 이달 말 신규 확진자 숫자를 3400~3800명으로 예측했다.
이날 확진자 숫자(1만3012명)는 정부의 3주전 예측보다는 3배 많고, 닷새 전 예측과 비교하면 30%가 많다. KIST 시뮬레이션에서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델타 변이보다 4배 높다고 가정하고, 사적 모임을 8인 이하로 완화하면 이달 말 하루 확진자가 1만4000명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현재 사적 모임은 6인 이하로 제한돼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 확진자 숫자가 10만명에서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방역 정책에 특별한 조정이 없다면 하루 10만명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 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감염병 유행 예측을 하고 있다. 그는 "언제 10만명을 찍을 지는 정확히 예측해서 밝히기 어렵다"며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되는 것이) 그렇게 비관적인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오미크론 우세화가 먼저 시작된 영국, 이스라엘, 일본의 사례를 들며 "다음 주 국내 신규 확진자 숫자가 2만~3만명을 넘고, 2월 중순이면 10만명까지 치솟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천 교수는 "일본은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대신 3차 접종률이 매우 낮고, 영국은 3차 접종률은 높지만,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는다"며 "국내 확산세는 영국과 일본 중간 쯤으로 현재 확진자에서 최소 5배, 많게는 10~20배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