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명지병원 제공

“2028년 개원을 목표로 하남 명지병원(가칭)을 첨단 의료인프라를 갖춘 ‘신개념 미래형 병원’으로 만들겠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지난 14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하남도시공사가 추진하는 ‘친환경 힐링 문화복합단지 H2프로젝트’(가칭) 우선협상 대상자에 명지병원-롯데건설 컨소시엄이 확정된 소회를 묻자,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H2 프로젝트 사업은 하남시 창우동 108번지 일원 16만2000㎡ 부지에 종합병원을 비롯해 어린이 체험시설, 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조성하는 개발사업이다. 인구 40만명의 하남시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인구 증가율이 8.06%에 이를 정도로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대형병원이 없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성장하는 젊은 도시 하남의 첫 종합병원으로 명지병원이 낙점됐다. 하남도시공사는 최근 H2프로젝트 우선협상대상자로 명지병원과 롯데건설 등 6개 법인이 참여한 IBK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왕준 이사장은 “컨소시엄이 초반 구성 과정부터 명지병원을 1순위로 초청해 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들과 프로젝트를 구성해 자연과 의료가 공존하는 공간, 생태문화공원조성 등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승부를 본 끝에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타 경쟁상대들이 제2, 제3의 분원을 설립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면, 우리는 명지병원을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하남병원을 메인병원으로 설립한다는 의지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H2 프로젝트 공모 경쟁도 치열했다. 일각에선 명지병원-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된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다. 이 이사장은 “그간 광명, 파주, 위례, 청라 등 종합병원 설립 공모에 도전하면서 쌓아온 노력이 있었다”면서 “하남시는 ‘4전5기’ 도전 끝에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컨소시엄은 자연과 의료, 미래형 도시 공간이 공존하는 젊은 하남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도록 생태문화공간, 테마파크형 어린이 체험 공간, 컨벤션 시설 등의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는 “수도권 내 핵심 신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젊은 도시 하남의 종합병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글로벌 통합의료시스템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한 하남의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진료의 고도화와 의료시스템의 혁신을 통해 동남권 의료권역 대표병원이자 신뢰받는 하남시민의 주치의가 되겠다”고 말했다.

명지병원은 이번 H2 프로젝트를 통해 하남시에 1차로 506병상의 종합병원을 짓는다. 여기에 컨소시엄에 참여한 자생한방병원도 81병상 규모 한방진료실, 척추치료실, 물리치료실, 종합검사실 등을 갖춘 한방종합병원을 세운다. 이를 통해 환자 중심의 양·한방 협진의 원스톱 통합의료시스템이 구축되고, 나아가 산학연 네트워크 활성화 등과 연계해 하남시 메디클러스터를 구축, ‘건강한 하남’의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또 명지병원은 506병상으로 시작하지만, 2단계 증축과 진료시스템의 고도화를 등을 통해 800병상 이상을 갖춘 상급 종합병원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이사장은 오는 2028년 ‘하남 명지병원’(가칭) 개원을 목표로 첨단 의료인프라를 갖춘 ‘신개념 미래형 병원’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자동차가 미래 시대를 열 듯, 병원도 의학기술 발전으로 신개념 병원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과거의 그릇이 아닌 새로운 그릇이 필요한 데, 그것이 ‘하남 명지병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후에는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가 지금과 같이 물리적·공간적 제한을 받지 않는 ‘메타버스’ 서비스로 전환 또는 확대될 것”이라면서 “대면 진료를 넘어서 원격의료 활성화, 만성질환 등 각종 질병의 지속적 관리를 위한 정보기술(IT)을 결합한 ‘디지털 테라퓨틱스’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병원은 다양한 전문진료센터도 갖출 예정이다. 하남 명지병원에는 30여개 진료과와 함께 심장수술센터, 뇌혈관센터, 암통합치유센터, 응급의료센터 등의 다양한 전문진료센터를 갖추고 급성-아급성-만성기의 생애 전주기를 아우르는 토탈라이프케어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첨단의료의 꽃이라 불리는 ‘뇌센터’와 ‘면역항암치료’를 포함하는 미래형 혁신케어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다”라면서 “강남지역에 포진한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상급종합병원과 차별화된 전문진료센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지병원은 2020년 보건복지부 의료질평가에서 전국 종합병원 중 1위를 차지했으며, 응급의료기관 평가 전국 1위를 세 번 차지했다. 이와 함께 간이식, 신장이식 등 장기이식은 물론 심장수술과 암 치료부문에서도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어깨와 무릎을 비롯해 심장, 간, 감염, 남성의학, 소아심장 등의 분야에서 명의의 반열에 올라 있는 ‘스타급’ 의료진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명지병원(경기도 일산) 의료진과 회진 중인 이왕준 이사장. /명지병원 제공

명지병원은 경기 고양시와 충북 제천시에 이어 하남시에 3번째 병원을 건립하게 된다. 명지병원은 경기도 고양시에 600병상 규모의 본원과 충북 제천에 2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제천 명지병원) 및 200병상 규모의 요양병원(청풍호노인사랑병원), 경기도 파주의 LGD 부속의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병상수만 1000병상 규모이다.

경기 고양시에 있는 명지병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거점병원이기도 하다. 그동안 9개의 음압격리병상에서 110여명의 중환자를 치료해 왔으며, 추가로 10개의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을 자발적으로 증설했다. 명지병원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지난해 대비 올해 약 25% 성장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치료 거점병원으로 활약하면서 환자들이 ‘믿고 다닐 수 있는 병원’이라는 신뢰가 더 쌓이면서 위기 속에서도 더 많은 환자가 우리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이 위기 속에서도 성장하려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두 마리의 사냥개를 풀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감염병 환자, 일반 환자를 모두 다 진료를 잘하기 위한 ‘듀얼 트랙(Dual Track) 시스템 전략’으로 병원을 경영한 결과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병원은 장기적이고 일관된 철학을 갖고 ‘사람’과 합리적 ‘시스템’을 갖고 운영하면 성공한다”면서 “장기적 관점으로 사람을 키우고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가면 병원 조직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합병원의 기본 역할인 필수의료의 의무를 수행하면서도 뇌질환과 면역항암치료, 스포츠의학 등 3가지 부문에서 최첨단 의료를 ‘하남 명지병원’에 녹여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