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6일 강원 춘천시 거두농공단지 내 러시아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생산 공장인 한국코러스에서 직원들이 백신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와 ‘스푸트니크 라이트’를 위탁생산(CMO)하는 한국코러스가 러시아 당국의 ‘백신 품질 검증’ 테스트에서 최종 합격 판정을 받았다.

스푸트니크 백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K-글로벌 백신 허브 보고대회’에서 언급한 국내 업체가 생산⋅공급하는 ‘코로나19 백신’ 4종 중 하나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생산공급하는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국내 업체가 생산한 백신 시범 제품이 합격 통지를 받은 데 따라 이르면 이달 안에 스푸트니크 백신 국내 대량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가말레야 연구소는 지난 6일 한국코러스 측에 ‘검증용 백신(밸리데이션배지)이 최종 테스트에서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의 공식 서류를 발송했다. 가말레야 연구소는 스푸트니크V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국영연구소로 백신의 품질 관리도 담당하고 있다.

한국코러스는 지난 4월 스푸트니크V백신의 1,2차 접종분, 지난달 11일에는 스푸트니크 라이트(1회 접종) 백신에 대한 품질 검증 물량을 러시아 측에 보내 검증을 받았다. 한국코러스는 이번에 스푸트니크V와 라이트 모두 합격 판정을 받은 만큼 이르면 이달 중에 백신 완제 출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품질 검증은 생산 공정의 적절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과정으로, 의약품 위탁생산의 막바지 단계다. 회사 측은 홈페이지에 “(스푸트니크) 백신 생산 준비는 모두 마쳤으며,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제조소(GMP) 인증을 받는 대로 백신 상업 물량을 출하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코러스는 지난해부터 러시아국부펀드(RDIF)와 함께 스푸트니크V 백신의 국내 수탁 생산을 논의해왔다. 모회사 지엘라파와 한국코러스 자체 생산물량 1억5000만 도즈(1회 접종분), 국내 바이오 기업 컨소시엄을 통한 5억 도즈 생산에 대한 합의를 마무리한 단계다. 이와 함께 휴온스(243070)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한 휴메딕스, 보란파마,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이 1억 도즈 생산 계약을 맺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올해 2월 랜싯에 연구결과(효능 91.6%)를 공개하면서 관심을 받았다. 이후 러시아 국립 가말레야 연구소가 백신이 델타 변이에도 90%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밝히면서 관심이 고조됐다.

이 백신은 현재 전세계 68개국에서 승인돼 공급되고 있으나, 유럽의약품청(EMA)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승인을 얻지는 못한 상태다. EMA는 지난 4월 롤링리뷰에 들어갔지만 서류 제출 문제 등으로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러시아 측은 오는 9월 쯤 WHO 긴급사용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