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068270)이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개발에 뛰어든다. 셀트리온은 4일 미국 트라이링크바이오테크놀로지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mRNA백신 플랫폼은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와 모더나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 백신으로 개발한 방식으로 바이오 업계에선 최첨단 기술로 통한다.
트라이링크는 mRNA 플랫폼 기반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로, mRNA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백터와 3세대 캡핑 기술(클린캡)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트라이링크는 셀트리온에 임상 1·2상을 진행할 수 있는 물질을 생산해 공급하는 한편,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생산이 가능한 mRNA 공정기술도 제공하게 된다.
셀트리온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mRNA 공정 설비를 구축해 대규모 임상 3상 물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mRNA 플랫폼 확보를 통해 코로나19 뿐 아니라 항암 등 다른 질환까지 기술 영역을 확대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올해 초 백신 개발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서 명예회장은 지난 2월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 기술 주권을 갖고 있는 지가 중요하다”며 “백신 기술 자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백신까지 진출할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 명예회장은 그 당시 “다른 대안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하겠다는 의미”라고 단서 조항을 달았다. 이 때문에 제약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의 백신 사업 진출 가능성을 낮다고 봤다. 그랬던 셀트리온이 직접 코로나19 백신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은 최근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재확산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2차전’ 국면으로 접어든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등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면서 이들 변이가 기존의 백신을 무력화시키는 사례(돌파감염)들도 발생했다. 여기에 변이 대응력이 뛰어난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이 공급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면서 내년 국내 백신 수급을 두고 우려가 커졌다.
정부에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국내에서 쓸 백신을 해외 개발 백신 수입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기류가 퍼졌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가격 인상 소식을 전하며 “국산 백신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모더나사(社)가 우리 정부에 백신 공급 지연 일방 통보하면서 7~8월 예방접종 계획이 한꺼번에 어그러진 것도 이런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셀트리온이 백신 개발에도 뛰어들면서 국산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서 명예회장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개발을 본격 추진해왔다”며 “이번 협업으로 자체 mRNA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다양한 분야의 신약 개발에 적용해 신약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나서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