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올해 2분기 개선된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 삼성바이오로직스, 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JW중외제약, SK바이오사이언스, 보령제약, 한독 등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10곳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었다.
한미약품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던 북경한미약품의 매출이 회복(119.9%↑)했고, 국내 시장에서는 자체 개발한 의약품(로수젯·아모잘탄패밀리)이 선전하면서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한미약품의 2분기 영업이익은 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6% 늘었고 매출액은 2793억원으로 14.7% 증가했다.
북경한미약품의 2분기 매출은 595억원으로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어린이 진해거담제 '이탄징'이 전년대비 20배 넘게 팔려 나가면서 19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어린이정장제 '마미아이' 매출도 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6% 늘었다.
대웅제약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6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731억원으로 20.8% 늘었다. 보톡스(보툴리눔독소) 제제인 '나보타'의 올해 2분기 매출기 232억원으로 작년(56억원)과 비교해 4배 넘게 뛴 것이 영향을 미쳤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펙수프라잔' 미국 기술 수출 계약 등으로 111억원 수익을 냈다.
JW중외제약도 2분기 흑자전환(영업이익 34억원)에 성공했다. 2분기 매출은 1450억원으로 작년 대비 6.9% 늘었다. 유한양행·GC녹십자·종근당 등은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매출은 늘었다. 유한양행은 2분기 매출(4238억)이 작년 동기 대비 3.7% 늘었고, GC녹십자도 녹십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8% 줄었지만 매출은 3876억원으로 7.7%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의약품 연간 무역수지가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는 정부 발표도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날(1일) 발표한 '2020년 의약품·의약외품의 생산·수출·수입실적'에 따르면 완제의약품 수출은 전년 대비 92.3% 증가(7조9308억원)했다. 의약외품 수출액은 9조9648억원(84억447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62.5% 늘었다. 업계는 국산 의약품·의약외품의 국가경쟁력 강화에 따른 효과라고 보고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실적 강세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달 최고(37만 8500원)에서 16.12%나 빠졌고,보령제약(-23.9%), GC녹십자(-11.1%)도 10%이상 주가가 떨어졌다. 이 밖에 대웅제약(-0.6%), 종근당(-5.1%), JW중외제약(-3.5%), 유한양행(-2.4%) 의 주가도 최근 한달 동안 하락했다.
제약·바이오주는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식 시장에 관심을 큰 받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제약사들이 올 들어 발표한 임상 시험 결과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봤다.
대웅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중인 '코비블록'의 임상 2b상에서 목표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냈다. 종근당이 개발한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나파벨탄'은 지난 3월 식약처 조건부 허가 신청이 불발됐다. GC녹십자가 개발해 온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지코비딕주'는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지 못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제약 바이오주는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를 하는데, 올해 들어 국내 제약사들이 임상 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내지 못했다"며 "이런 결과를 받아든 투자자들이 '신약 개발의 어려움'을 깨닫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 들어 국내 제약사의 신약 파이프라인에 눈에 띌만한 성과가 없었다"고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CMO)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도 상승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5.7% 늘어난 16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41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늘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2분기 매출은 1446억원, 영업이익 66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한 달 전과 비교해 7.3%,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17%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