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개발로 한시름 놓았던 전 세계가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또다시 공포에 떨고 있다.
13일 국가지정 의과학연구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확인된 델타(δ) 변이 바이러스가 올해 봄부터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전 세계 104개 국가에 확산된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확인했다.
영국에서 발견된 알파(α) 변이는 173개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베타(β) 변이는 122개국, 브라질에서 발견된 감마(γ) 변이는 현재까지 74개국에 상륙했다. 알파 변이는 지난해 9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다. 감염력이 원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비교해 70%가량 높고, 어린이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와 우려를 샀다.
알파 변이의 변종인 베타 변이도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처음 발생한 베타 변이는 알파 변이만큼 전파력이 높은데, 항체 면역을 파괴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베타 변이는 항체 치료제나 백신을 무력화시키진 못하더라도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단 뜻이다.
올해 1월에는 영국발 알파 변이와 남아공발 베타 변이의 특성을 한꺼번에 갖춘 브라질발 감마 변이가 발견됐다. 이 변이는 올해 1월 브라질에서 일본으로 입국한 여행객에게서 처음 확인됐는데, 역학 조사 결과 브라질의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 비슷한 계통의 바이러스가 발견돼 브라질발 변이로 불리기 시작했다. 일본 국립감염증 연구소에서 최초 확인했으니 일본 변이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WHO는 ‘감마 변이’로 공식 명칭을 확정됐다.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델타 변이는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E484Q와 L452R라는 두 가지 변이가 한 번에 나타나는 이중 변이인 델타 변이는 발견 초기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미국, 영국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다른 변이와 비교해 감염력이 월등히 높은 것이 특징이다. 영국 보건당국은 델타 변이의 감염력이 원래 코로나19(2.5배)는 물론, 알파(1.5배), 베타(1.5배), 감마(2배) 등 다른 변이보다도 높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지난해 8월 페루에서 처음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인 ‘람다’가 남미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WHO가 예의 주시 중이다. 페루에서는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80%가 람다 변이 감염자로 나타나고 있다. 페루는 지난 7월 9일 기준 코로나19 환자 207만4186명 가운데 19만3909명이 사망했다. 치명률이 9.3%에 달한다.
람다 변이가 기존 백신에 내성이 있다는 연구도 최근 나왔다. 전 국민 백신접종율이 58%인 칠레에서 전체 확진자 30%가량이 람다 감염자로 나타났다. 하지만 람다 변이의 높은 치명율과 백신 내성은 각국의 의료 접근성, 접종 백신의 종류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칠레의 주력 백신은 중국의 시노백, 시노팜이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그리스 문자를 붙여 부른 것은 두 달도 되지 않았다. 바이러스의 정식 명칭은 알파벳과 숫자로 이뤄지는데, 너무 복잡해서 통상 처음 발현된 나라의 이름을 붙여서 불러왔다. 그런데 코로나19 변이의 경우 여기 해당되는 국가에서 ‘낙인 효과’를 우려했다. WHO는 이런 우려를 받아들여 순서를 정해 그리스 문자로 이름 붙였다. WHO가 현재까지 발견한 변이는 총 10종이며, 이 가운데 우려 변이(감염성 높거나 백신 치료제에 내성이 있는 경우)로 지정된 것은 알파, 베타, 감마, 델타 4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