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3일 백신 예약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만 55~59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예약을 시작한 전날 신청자가 갑자기 몰리면서 시스템이 4시간가량 먹통이 되는 등 오류가 발생한 데 이어, 정부가 확보한 백신 물량이 부족해 ‘조기 마감’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정 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접종예약 관련 질의에 “좀 더 분산해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정 청장은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접종예약 시점을 변경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자 “접종 시간을 오후 6시나 (접종 센터의) 근무 시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시간대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전날 0시부터 50대 후반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된 후 새벽 시간에 예약 시스템이 먹통이 돼 많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새벽 3시에는 80만명이 동시 접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주 의원은 “국민들이 백신 예약을 하려고 밤샘을 해서 접속한다”며 “접속자가 몰릴 것을 예상해서 국민들의 편의를 봐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앞서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와 돌봄인력 대상의 접종 예약이 시작된 지난 8일에도 질병청 사전예약 시스템은 0시부터 2시간 넘게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정 청장은 이에 대해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을 할 때 질병청의 시스템에 접속해야 하는데, 거기에 영향을 줄까봐 (0시로 예약 시스템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전날 352만명을 대상으로 한 사전예약이 확보된 물량 185만개가 모두 소진됐다는 이유로 조기 마감된 것과 관련해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시스템을 개선할 생각이 없나’라고 묻자 “국민의 입장에서 더 편리하고 예측이 가능하도록 예약시스템 예약 방식을 개선하겠다”며 “(예약자) 연령을 세분화하고 (예약할 수 있는) 시간대도 조정해서 최대한 편리하게 예약할 수 있는 개선 방안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변이 분석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현재 신규 확진자의 25∼30%는 델타 변이 감염자이며 점유율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정 청장은 “주요 변이 3종에 대해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하고 있는데 이번 달부터 ‘델타형’도 시약 평가가 끝나서 검사 대상에 추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 청장은 4차 대유행이 정점을 기록했느냐는 질의에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 청장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올리기 전에 이미 노출된 감염자가 현재 검사를 받고 있어서 더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