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엿새 연속 1000명을 넘어 네 자릿수를 기록한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국내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자가검사키트 판매량도 늘고 있다. 최근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무증상 경증 환자의 지역 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자 스스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 급증으로 방역 당국이 실시하는 ‘선별 검사’ 대기가 길어져 직접 검사를 받기에 앞서 자가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도 늘었다. 당분간 이런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가검사키트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GS25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GS25 매장의 자가검사키트 7~9일 매출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약 1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편의점 CU 매출도 215% 늘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가검사키트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건부로 허가한 SD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205470) 제품 2가지다. 이 제품은 약국은 물론 편의점, 온라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

SD바이오센서 제품을 자체 브랜드인 ‘한미코비드19홈테스트(HANMI COVID-19 Home Test)로 판매하는 한미약품 관계자는 “확진자 숫자가 1000명대에 진입한 시점부터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판매 초기였던 지난 5월과 비교하면, 최근 약국 주문량은 최대 10배가량 급증했다”고 말했다.

휴마시스가 개발한 자가검사키트 ‘디아트러스트 코로나19 항원 홈 테스트(Celltrion DiaTrustTM COVID-19 Ag Home Test)’를 판매하는 셀트리온 관계자는 “4차 대유행으로 약국과 온라인 등에서 자가검사키트 주문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가검사키트 주문량이 늘어난 것은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증상이 경미한 ‘깜깜이 전파’가 이어지면서, 이를 사전에 진단하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델타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염됐더라도 단순한 몸살이나 감기로 착각해 병원에 방문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깜깜이 전파’가 급속도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방역 당국이 실시하는 PCR(유전자증폭)검사의 접근성이 떨어진 것도 사람들이 자가검사키트를 찾는 이유로 보인다. 직장인 김모씨는 “코로나19 검사를 하러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가,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약국에서 자가검사키트를 구매했다”고 했다.

업계는 당분간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역 당국이 4차 유행을 꺾기 위해 4단계 거리두기 지침을 시행했지만, 현실적으로 대면업무가 불가피한 업종이 적지 않다.

다만 방역당국은 자가검사키트는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코로나 자가검사키트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개인이 손쉽게 자가검사할 수 있는 보조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증상이 의심되면 유전자 검사를 먼저 시행하고, 유전자 검사가 어려운 경우에 한해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