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미국 제약사 화이자.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8일(현지시간) 델타 변이를 막기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화이자는 그동안 기존 백신을 단순히 한 번 더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델타를 포함해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변이에 "가장 높은 수준"의 면역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백신의 '업데이트 버전'을 개발하는 것이다.

CN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미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아 이르면 8월 중 델타 변이를 겨냥한 부스터샷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가 별도의 부스터샷 개발에 나선 것은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한 가운데 백신 접종 6개월이 지나면 예방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도에서 시작된 델타 변이는 영국 발 알파 변이보다 전염력이 55% 강하다. 그런데 최근 이스라엘 보건부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델타 변이 유행 후 기존 94%에서 64%로 낮아졌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미카엘 돌스텐 화이자 최고과학책임자(CSO)는 AP·로이터 통신에 "백신 접종 6개월이 지나면 예상했던 것처럼 항체가 줄어들면서 재감염 위험이 있다"고 했다.

회사 측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 보건부 등에서 공개한 실제 상황의 증거들을 보면 백신 효과는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서 약해진다"면서 "2회차 접종 후 6∼12개월 안에 세 번째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 자체 연구 결과 세 번째 주사, 즉 부스터샷을 맞으면 2회차 접종 때보다 면역 수준이 5∼10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측은 유럽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화이자 측에 부스터샷 필요성을 문의했으며, 일부 국가는 미국에 앞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되면 백신 수요가 그만큼 더 늘어난다는 점에서 화이자는 생산량을 늘릴 방안을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