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사옥 전경. 삼성바이오는 글로벌 최대 위탁생산(CMO)업체로 총 34만4000L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전통 제약사들부터 대기업 바이오 계열사까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을 본격화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SK바이오사이언스·SK바이오팜 등 대기업 바이오 계열사가 연이어 ESG 위원회를 신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ESG 경영에 본격 착수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친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개선 중심 경영을 통해 지속가능 발전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이에 따른 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국제 지침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기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특히 SK·삼성 등 대기업 바이오 계열사는 최근 새로운 미래 도약을 위해 첫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 ESG 선언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지난달 11일 첫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ESG 경영에 돌입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외부 컨설팅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ESG 경영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했다. 지난 2월에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환경 부문에서는 바이오 제약 업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사업장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현재 건설 중인 신규 공장에는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고 친환경 냉매를 적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표준 에너지경영시스템(ISO 50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도 도입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이사회 과반수를 독립성 있는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고 'ESG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이사회 중심으로 개선하기로 의결했다. 신설되는 SK바이오사이언스 ESG위원회는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과정에서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향후 회사의 경영 전략이나 주요 투자 관련 사항은 ESG위원회의 심의를 거친다. 회사 인사위원회는 대표이사에 대한 평가 및 유임 여부, 사내이사 보수금액의 심의 등 역할을 수행한다.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할 때 인사위원회가 최종 대표이사 후보를 확정하면 이사회와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최종 선임 여부를 결정한다. 또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보수 한도 총액을 정하고 이사회가 개별 보수금액을 확정하기 전에 인사위원회가 개별 보수금액을 우선 심의하는 절차도 마련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이사회 중심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책임경영구현과 기업가치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회사의 의지다"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326030)도 지난 1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첫 발간하며 ESG 경영을 본격화했다. 회사는 지난 4월 ESG·전략위원회와 ESG사무국을 신설, 국제지침인 GRI 등에 맞춰 ESG 정책을 수립했다. ESG 경영을 선언한 회사는 보고서에서 헬스케어 가치 창출, 지속가능한 파트너십, 역량 있는 행복한 구성원,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 환경영향 최소화 등 5대 중점 영역별 중장기 실천방안을 마련했다. ESG 목표는 SK그룹 비전에 맞춰 '2040년 탄소중립(Net Zero) 달성'을 내세웠다.

한미약품·JW중외제약·동아쏘시오홀딩스 등 전통제약사들도 친환경·사회책임에 힘을 쏟고 있다. 의약품 제조를 주 업으로 하는 전통 제약사들은 환경오염물질 배출저감, 자원 에너지 절약 등 친환경 관련 활동에 힘쓰고 있다.

한미약품(128940)은 2017년 국내 최초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위원회를, 2019년에 환경안전보건 경영을 위한 'hEHS위원회'를 신설해 ESG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회사까지 현재까지 지속가능경영 목표와 성과를 담은 네 번의 지속가능 보고서를 제작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도 ESG 경영 강화를 위해 동아제약, 동아에스티 등 전 임직원 대상 친환경 교육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을 통해 사내 친환경 문화를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임직원 업무용 차량도 순차적으로 하이브리드차로 교체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001060)은 폐수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한양행도 2009년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업으로 인증을 받았고 환경 관련 데이터도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사업장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유한양행(000100)은 지난 2009년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업으로 인증을 받았고 환경 관련 데이터도 공개하고 있다. 사업장의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환경오염물질은 관련 법 기준의 20% 이내로 배출 농도를 관리한다.

다만 전통제약사들의 경우 ESG 관련 부서나 위원회가 아직 신설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부서 신설 계획을 세운 기업들도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그간 친환경, 지배구조 개선, 사회책임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해왔지만, 전담 부서나 위원회는 없었다"면서 "회사 임원진도 ESG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어, 앞으로 관련 전담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보령제약은 최근 ESG 전담 파트를 신설, 관련 교육 콘텐츠를 자체 개발하고 전 임직원 대상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제약산업 윤리경영 아카데미'에서 'ESG in 제약산업' 발표를 마련해 제약사들을 위한 설명회를 가졌다.

ESG 경영은 선진 기업 대열에 진입하기 위한 필수 경영 코스로 여겨지고 있다. 앞으로 다른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ESG 경영 비전을 수립을 고려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업 가치와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ESG경영을 선포하는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서는 재무적 요소 외에 친환경 활동 등 비재무적 요소가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어 관련 부서 신설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