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시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전경. 유한양행은 올해 창립 95주년을 맞이한다./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이 창립 95주년을 앞두고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유한양행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와 기반 기술 확보를 회사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근 유한양행은 R&D를 미래성장동력으로 판단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그 결과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4조원 규모에 달하는 5건의 기술수출 성과를 이뤄냈다. 유한양행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인 R&D와 시장 지향 투자로 R&D 부문의 경쟁력을 최우선적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유한양행은 2227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지난 2016년(864억원)에 비해 157% 증액된 수치다. 매출액 대비로는 14.2%에 달한다. 유한양행은 기술수출로 유입된 기술료를 다시 R&D에 재투자해 신약 성과를 이루는 ‘R&D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폐암치료제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신약 허가를 받으며 본격적인 국내 시장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렉라자는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1호 국산 신약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아 약가 등재 절차 등을 거쳐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렉라자는 2018년 11월 미국 얀센바이오테크에 총액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을 수출하고 공동 개발 중인 신약 물질이다. 렉라자는 미국 얀센바이오테크와 협력을 통해 병용 글로벌 3상이 진행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5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최근 6년간 사업 다각화와 바이오벤처·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투자한 곳이 34개사에 달하며 금액은 약 4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바이오벤처에 2468억원을 투자해 단기간 내 신약 개발 역량을 끌어올려 체질 개선에 힘 쏟았다.

지난 2015년 초 9개였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현재 30개로 늘어났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 공동 연구과제다. 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최근 연이어 해외 기술 수출을 성사시키며 결실을 보고 있다.

유한양행은 2009년 국내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퇴행성 디스크치료제 ‘YH14618′을 임상 2상 단계까지 개발한 뒤 2018년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 이전했다. 2019년에는 제넥신의 약효지속 플랫폼 기술이 접목된 비알콜성지방간 치료제 ‘YH25724′를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수출했다.

지난해도 유한양행은 기술 수출을 이어갔다. 지난해 8월 미국 프로세사 파머슈티컬에 5000억원 규모의 ‘위장관 치료제’ 기술을 수출했다. 올해 3월에는 이뮨온시아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IMC-002′를 중국 3D 메디슨에 54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