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드헬드 타입의 다관절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을 활용한 수술 장면. /리브스메드 제공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위장외과팀(김형호・안상훈・서윤석・박영석 교수)이 국내 첫 도입한 다관절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의 누적 수술 사례가 2000건을 넘었다. 아티센셜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지난 2018년 4월 이후 3년 만이다.

아티센셜은 국내 의료기기 기업 리브스메드가 개발한 복강경 수술기구로, 인체 내부로 들어가는 집게(엔드-툴) 부분이 다관절 구조로 돼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복강경 수술기구들의 집게 부분이 일자(一字) 형태여서 정밀 수술 동작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을 없앤 것이다. 수술자의 직관적 조종을 돕는 헨드헬드형 타입을 채택하고 있다.

아티센셜 수술은 상·하·좌·우 모든 방향으로 꺾이는 관절 성능으로 의사의 섬세한 손동작을 똑같이 구현해 내 정교하고 안정적인 수술이 가능하다. 이런 장점으로 종양의 완벽한 제거, 출혈 최소화, 해부학적 구조의 극복, 수술 시간 단축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수술 부위의 절개나 상처가 최소화돼 미용적인 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혈과 수술 후 통증이 적다는 점은 환자의 빠른 회복에 도움이 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지난 2018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위장관외과팀은 전 세계 최초로 아티센셜을 도입하고, 3D 복강경카메라 시스템과 아티센셜 기구를 결합해 그동안 수술로봇으로만 구현할 수 있었던 관절 기능 활용 수술을 모든 환자에 적용했다.

안상훈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위장관외과팀 교수는 "아티센셜에 익숙해지면 다시 일자형 복강경 수술기구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관절 기능을 쓸 수 없는 수술은 깁스를 한 채로 하는 수술과 같은 느낌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간 복강경 수술에서 관절 기능은 없어서 사용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아티센셜로 관절 기능에 익숙해지면서 수술의 차원이 달라졌는데, 모든 종류의 고난이도 봉합이 가능해 기존 복강경 수술의 단점을 해결해 주는 아티센셜을 최종 해결사 같은 기구다"라고 덧붙였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위장관외과팀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아티센셜 수술을 위암 등과 같은 주요 수술에 적용할 예정이다. 여기서 모은 임상데이터는 향후 아티센셜 수술과 일자형 복강경 기구 수술, 수술로봇을 활용한 수술에 대한 비교 임상연구 데이터로 활용된다.

아티센셜을 개발사인 리브스메드는 지난해부터 아티센셜의 해외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제네시스 메드테크 그룹과 중국 및 싱가포르 시장 총판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제네시스 메드테크 그룹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의료기기 회사로, 해당 지역에 강력한 판매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리브스메드는 현재 미국과 독일 법인, 일본 사무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호주, 중국, 싱가포르 등 총 22개국에서는 총판사를 통해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