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화이자 공장 전경. AP통신=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르면 8월부터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 백신 생산을 위한 설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8월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것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기업 중에서 올해 안에 코로나19 백신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정도 뿐"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1위 의약품 위탁생산(CMO)업체다.

정부는 그동안 국내 기업이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받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백신 양산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어느 백신을 어떤 회사가 생산하는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국 자회사 설립을 앞두고 인재 채용에 나선 모더나가 그 대상일 것으로 관측해 왔다. 국내 업체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론됐지만, 사측에서 mRNA백신 생산과 관련해서는 부인해 오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 백신 위탁생산을 하게 되면 국내 백신 수급은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화이자 백신 연간 생산량은 최소 10억회분(5억명분) 이상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금까지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AZ) 등 글로벌 제약사와 1억9000만회분의 백신 도입 계약을 맺었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보다 한발 늦게 백신 확보에 나서는 바람에 제때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국내 도입 물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증 부작용 의심 사례로 국민들이 백신 접종을 기피하면서 접종도 차질을 빚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술이전을 받은 노바백스 백신도 미국과 유럽에 긴급 사용 허가 신청을 올해 9월로 늦추면서 백신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화이자와의 위탁 생산 계약이 완결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이자의 백신 기술 이전 부분 등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섣불리 단정하긴 어렵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화이자와의 백신 위탁 생산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지 여부는 업계의 비밀유지 규정상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