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이 정면 승부를 예고하면서 월가 투자은행들도 양측을 위한 별도 조직을 꾸리는 등 상장 주관 경쟁에 돌입했다.

오픈AI와 앤스로픽 로고./연합뉴스

1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오픈AI와 앤스로픽 IPO를 모두 맡을 가능성에 대비해 각각 별도 전담팀을 구성하고 있다. 업계 경쟁사 간 민감한 정보가 오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내부에 '방화벽'을 구축하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에서 스페이스X 상장을 담당했던 인원들은 오픈AI와 앤스로픽의 예비 IPO 서류를 검토하지 않았다. 스페이스X가 초기 단계의 AI 사업을 보유해 두 회사의 경쟁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WSJ는 통상 경쟁 기업들이 비슷한 시기에 상장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같은 대표 주관사를 선정한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 2019년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와 우버가 잇따라 상장했을 당시에도 주관사는 서로 달랐다.

이번 사례는 기술기업 IPO 시장에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오픈AI와 앤스로픽 모두 수십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IPO를 검토하고 있어 다수의 투자은행 참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주 상장한 스페이스X의 경우 23개 은행이 주관단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특히 IPO 대표 주관사인 '리드 레프트(Lead Left)'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리드 레프트는 증권신고서 맨 앞에 이름을 올리는 대표 주관사로, 기관투자가들에게 배정할 공모주 물량을 사실상 결정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포브스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오픈AI와 앤스로픽 IPO에서 리드 레프트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플로리다대학의 IPO 전문가 제이 리터 교수는 "기관투자가들은 어느 은행이 리드 레프트를 맡을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에 양쪽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이 각각 600억달러(91조6680억원)를 조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회사를 합치면 조달 규모는 1200억달러(183조3360억원)를 웃돌게 된다. 스페이스X와 같은 수수료율(0.75%)을 적용하면 두 IPO의 총 주관 수수료는 약 9억달러(1조3750억원)에 달한다.

앞서 오픈AI와 앤스로픽은 이달 초 며칠 간격으로 비공개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8월 상장도 가능하지만, 미국 노동절 이후인 9월 이후 상장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의 상장 경쟁이 단순한 기업 간 대결을 넘어 월가 투자은행들의 주도권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브스는 대표 주관사가 기관투자가들의 거래를 유치해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