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달 소매판매가 202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산업생산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며 선방했지만, 고정자산투자와 부동산 지표도 기대를 하회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 경제의 최대 과제인 내수 침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추가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 10일 베이징의 한 마트에서 남성이 장을 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 소매판매 증감률(전년 동기 대비). /중국 국가통계국 제공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코로나19 봉쇄 조치 해체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0.2%)보다 더 큰 폭으로 내렸다. 미 CNBC는 "5월 초 노동절 연휴 기간 여행과 외식은 증가했지만, 1인당 지출은 전년 대비 부진했다"며 "중국 정부의 중고차 보상판매 보조금 축소도 소매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일정 규모 이상 산업의 부가가치를 뜻하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3년 만에 최저치였던 4월(4.1%)보다 증가 폭을 키웠고, 시장 예상치(4.4%)를 소폭 웃돌았다. 3대 주요 부문을 보면 광업은 2.3% 증가했고 제조업은 4.4% 증가했으며 전기·열·가스·수도 생산·공급은 7.6% 늘었다.

이 밖에 일반 장비 제조업(6.7%) , 특수 장비 제조업(9.1%) , 자동차 제조업 (8.3%) , 철도·조선·항공우주 및 기타 운송 장비 제조업(7.4%) ,컴퓨터·통신·기타 전자 장비 제조업(17%)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 와인·음료·정제차 제조업(-2.7%), 섬유업(-2.6%), 비금속 광물 제품 제조업(-5.6%), 철금속 제련·압연업(-1.6%), 비철금속 제련·압연업(-4.5%) 등이 역성장했다.

5월 상품 수출입은 4조4516억위안(약 99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하며 전달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수출은 2조5878억위안(약 580조원)으로 13.8% 늘었고, 수입은 1조8638억위안(약 418조원)으로 21.5% 증가했다.

지난 15일 베이징 차오양구 도심 아파트. /베이징=이은영 특파원

1~5월 고정자산투자는 4.1% 급감하며 시장 예상(-2.3%)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하반기 감소세로 전환한 고정자산투자는 올해 1~2월 들어 다시 증가세를 기록하며 시장 회복 기대감을 키웠으나, 4월에 다시 하락했고(-1.6%) 이달 들어 낙폭을 키웠다.

부동산 투자는 같은 기간 16.2% 줄었다. 1~4월(-13.7%)과 시장 예상치(-14%) 모두 밑돈 수치다. 주택가격은 신규 주택과 중고 주택 가격이 각각 0.2%, 0.26%씩 내리며 전달 대비 낙폭을 키웠다. 5월 도시 실업률은 5.1%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내렸다.

블룸버그는 "중국 제조업과 수출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내수 역시 회복세로 돌아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으로 인한 안정화 기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는 더욱 심각한 침체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수 시장이 5월 이후 전통적인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6~8월이 소비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사장은 CNBC에 "5월 소매판매 부진은 소비 진작을 위한 추가 정책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 이후인 7월쯤 관련 정책의 세부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