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기업들이 잇달아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 내 재택근무 비율은 최근 2년간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 유지되면서 재택근무가 미국 노동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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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 시각) 미국 기업들의 사무실 복귀 압박에도 재택근무 비율이 최근 2년간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학자 호세 마리아 바레로, 니컬러스 블룸, 스티븐 데이비스가 실시하는 월간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근로자의 유급 근무일 가운데 26%가 재택으로 이뤄졌다. 2년 전인 2024년 5월(27%)과 비교해 1% 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가던 2022년의 30%보다는 낮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7%와 비교하면 여전히 4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버지니아대 경제학자인 에마 해링턴은 WSJ에 "재택근무가 죽었다는 주장과 실제 데이터는 상당히 다르다"라고 말했다.

사무실 이용률을 집게하는 보안업체 카슬 시스템즈의 통계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미국 주요 도시의 사무실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위치정보 분석업체 플레이서AI(Placer.ai)가 집계한 올해 5월 사무실 방문 횟수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32% 낮은 수준이었다.

최근 미국 기업들은 직원들의 출근을 늘리는 정책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해 3월부터 주 5일 출근을 의무화했고, 홈디포와 타깃,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도 사무실 근무 확대 방침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재택근무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균형점에 도달했다고 평가한다. 스탠퍼드대 경제학자 니컬러스 블룸은 "젊은 최고경영자(CEO)일수록 하이브리드 근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세대교체가 이뤄질수록 재택근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택근무의 장기적인 확산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WSJ에 따르면 블룸은 팬데믹 당시 40세 이하였던 젊은 CEO들이 고령 경영진보다 재택근무에 더 익숙한 만큼, 향후 세대교체가 진행될수록 재택근무를 수용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재택근무의 부작용도 지적된다. 해링턴은 재택근무가 육아 중인 여성과 장애인의 고용 확대에 기여했지만, 직원들의 고립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키우고 신입 직원들의 학습 및 경력 개발 기회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면 근무를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경험과 기술이 부족해질 경우 장기적으로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