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급감한 자동차 판매를 되살리기 위해 자동차 세제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전기차 전환을 위해 도입한 각종 세금이 소비자 부담을 키워 시장을 위축시켰다는 업계 불만이 커지자, 제도 손질에 나선 것이다.
프랑스 산업부는 11일(현지 시각) 자동차 제조사와 판매업체, 환경단체 등을 불러 현행 자동차 세제가 시장에 미친 영향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었다. 프랑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프랑스 신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31% 줄어들었다.
프랑스 자동차 업계는 차량 무게와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에 따라 부과되는 이른바 '말뤼스(Malus·벌금세)'가 시장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세바스티앙 마르탱 산업부 장관도 올해 초 "필요하다면 자동차 과세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세금이 판매 감소를 초래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업계 단체들은 현재 컨설팅 업체들에 의뢰해 세금과 규제가 판매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있으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업계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프랑스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스텔란티스의 안토니오 필로사 최고경영자(CEO)는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탄소 배출이 적은 차량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에코스코어 제도는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현행 세제가 오히려 전기차 보급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르 몽드에 따르면 올해 1~5월 프랑스 전기차 판매 비중은 전체 신차 판매의 28%를 차지했다. 기업 차량 시장에서는 전기차 비율이 40%를 넘어섰다.
싱크탱크인 '전환 모빌리티 연구소(IMT)'도 최근 보고서에서 "말뤼스 강화가 자동차 판매 부진의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뤼스 인상으로 차량당 평균 부담이 160유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차량 가격 하락 폭이 더 컸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판매된 차량의 82%는 말뤼스가 없거나 500유로 이하만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 몽드는 프랑스 정부가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자동차 세제를 단순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기업 차량에는 탄소배출세와 대기오염세, 친환경 전환 유도세 등 여러 세금이 부과되는데 이를 하나로 통합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자동차 업계와 환경단체는 노후 차량을 폐차하고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지원금을 지급하는 '전환 보조금(Prime à la conversion)' 제도 부활에는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전기차뿐 아니라 중고 전기차 구매자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