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 공식이 바뀌고 있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주택을 매입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도심 구축 아파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침체로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저금리 기조까지 겹치면서 집값이 오르길 기다리기보다 월세 수익을 꾸준히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월 15일 베이징 차오양구 도심 구축 소형 아파트. /베이징=이은영 특파원

15일 중국 경제매체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는 300만위안(약 6억7140만원) 이하의 '라오포샤오(老破小·구도심 소형 아파트)'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5월 기준 중고주택 거래는 20개 주요 도시에서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고, 특히 상하이에선 30.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 구축 아파트는 노후화로 인해 투자 가치가 떨어지는 주택으로 인식됐으나, 최근에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는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침체로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더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 주택 가격은 2021년 부동산 유동성 위기 이후 수년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까지도 소수의 주요 도시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반등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주택 임대수익으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부동산 위기가 본격화하자 경기 부양을 위해 2022년 무렵부터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은행 5년 만기 예금 금리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각각 1.3%, 1.8% 수준으로 내렸다. 반면, 주요 도시 구축 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은 평균 2.67%에 달하며 청두,우한 등 일부 지역은 3%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은행 예금 금리까지 낮아지자, 새로운 목돈 투자처를 찾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축 아파트가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월 15일 베이징 차오양구 도심 아파트. /베이징=이은영 특파원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도시재생 사업도 구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 따르면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기간 동안 최소 15조위안(약 3357조원)이 도시 재생에 투자될 예정이다. 총 11만5000개의 노후 주거단지를 개조하고 50만채의 노후 주택을 정비할 계획이다. 시장은 이 같은 사업이 구축 아파트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거주에 대한 관심도 크다. 구도심의 구축 아파트들은 대부분 지하철과 상권, 병원, 학군 등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에 위치해 있어 외곽 신도시의 신축 아파트보다 생활 편의성이 높기 때문이다. 21세기경제보도는 "주요 도시의 소형 구축 아파트 거품이 꺼져 현재 가격은 2015~2016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이라며 "그 결과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대도시 정착 장벽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