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이 클레이튼 뉴욕남부지검장을 신임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지명한다고 1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앞서 지난 2일 자신의 측근이자 대표적 충성파로 분류되는 빌 펄티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을 DNI 국장 직무대행에 앉혔지만, 자격 논란과 야당 반대가 거세지자 열흘 만에 인사를 번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클레이튼 지명 사실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조계 어디에도 제이만큼 존경받는 사람은 드물다"며 상원이 조속히 인준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클레이튼은 과거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미국 내 최고 수사 기관 중 하나로 꼽히는 뉴욕남부지검을 이끌고 있다. 다만 공식 약력을 보면 정보 기관 근무 이력이나 국가 안보 관련 전문 경험은 드물다.

제이 클레이튼 뉴욕남부지검장. /연합뉴스

이번 인사는 정보권력을 둘러싼 백악관과 의회 간 힘겨루기 결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안보 경험이 전무한 펄티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을 이끄는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펄티가 기밀 정보를 무기화해 정적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그가 사퇴하지 않으면 해외정보감시법(FISA) 제702조 연장안 처리를 거부하겠다고 압박했다. 해당 법안은 미국 내 외국인 통신 정보를 영장 없이 수집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안보 규정으로, 당장 12일 자정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실제로 하원 표결에서 법안 연장안이 부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우회로를 택했다.

의회는 클레이튼 지명에 즉각 경계와 환영의 목소리를 동시에 냈다. 민주당 소속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펄티는 물러나야 한다"며 "그는 DNI 역할을 맡을 수 없으며 우리 국가 안보는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짐 하임스 의원은 클레이튼 지명에 대해 "그가 가진 지성과 기질, 공직에 대한 깊은 헌신은 그를 훌륭한 DNI 국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 역시 클레이튼을 유능한 공직자로 치켜세우면서도, FISA 연장을 논의하기 전 펄티가 직무대행에서 완전히 물러난다는 확실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공화당은 신임 국장 인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가능한 한도를 모두 시험해 보겠다며 빠른 처리 의지를 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클레이튼이 인준을 받을 때까지 펄티가 당분간 직무대행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원 정보위원회는 오는 17일 클레이튼에 대한 인준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