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틀 연속 이란을 맹폭하자 이란이 글로벌 원유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차단하며 맞불을 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고위 관계자와 직접 통화해 폭격 중단을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이란 측이 이를 즉각 부인하면서 양국 간 진실 공방도 벌어졌다. 물밑 중재 시도에도 확전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이전과 비슷한 무력 충돌 양상을 답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각) 로이터와 CNN 등 주요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이란 내 다수 표적을 향해 자위적 추가 공습을 단행했다. 종전 협상 지연을 탓하며 전날 공격을 재개한 지 이틀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리는 어제 그들을 강하게 쳤고, 오늘도 강하게 칠 것"이라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역시 이란 핵심 시설을 폭격할 것이라며 군사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 공격이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전범 행위가 될 수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불성실한 질문"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실제로 이란 국영 매체는 미군 폭탄 파편으로 추정되는 잔해와 파괴된 식수 저장고 사진을 공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의 거센 공세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라는 강수를 뒀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공식 텔레그램을 통해 "지역 불안정으로 인해 즉시 유조선과 상선을 포함한 모든 선박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은 표적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이란 해군이 통항을 시도하던 위반 선박 2척을 타격했다고 이란 현지 언론이 전했다. CNN은 "카타르 대표단이 여전히 이란 테헤란에 머물며 중재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일촉즉발 위기 속에서 양측은 대화 여부를 두고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당국자들과 직접 통화했다"며 "이들이 자신에게 폭격 중단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란 국영 매체는 익명 고위 관리 발언을 인용해 "이란 관리들이 그와 연락했다는 트럼프 거짓 주장은 이란과 전쟁을 피하기 위한 구실"이라며 반박했다.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장도 "이번 전쟁은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시설 타격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고했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을 좌우하는 중동 지역 전운이 짙어지며 경제 불확실성도 증폭했다.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운송 비용은 분쟁 시작 후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물가가 올랐다는 발표에 "나는 인플레이션을 사랑한다"고 언급해 논란을 키웠다. 그는 본인 소셜 미디어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1억 배럴 규모 원유를 빼내는 군사 작전을 비밀리에 승인했다"며 "비용이 발생해 물가가 오르더라도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