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8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찰하던 미 육군 아파치 헬기가 이란 공격에 추락하자, 이에 대한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 등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8일 야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아파치 헬기가 이란 공격으로 격추되자 이란을 상대로 한 공습을 시작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임무는 정당화할 수 없는 이란의 공격에 대한 비례적 대응"이라고 발표했다.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우리의 고도로 정밀한 아파치 헬기 한 대를 격추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필연적으로 이 공격에 대응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WSJ 전화 통화에서 이번 헬기 추락을 두고 "큰 문제가 아니다"며 "조종사는 무사하다"고 사태를 축소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아울러 미국의 해상 봉쇄가 이란을 "매우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며 봉쇄 조치를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폴란드 쿠야비아-포메라니아 주 키예보의 한 훈련장에서 촬영된 AH-64 아파치 헬리콥터. /연합뉴스

이란은 의도적인 공격이 아니었다며 선을 그었다. 카셈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부장관은 알자지라 방송에 출연해 이란군이 미군 헬기를 고의로 표적 삼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역시 소셜미디어에 "우리 영토 인근의 외국 군대는 그들 자신의 인적 오류나 단순 사고, 또는 교전 상황에 휘말릴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고 책임을 미국 측에 돌렸다.

아파치 헬기는 일반 전투기처럼 위급시에 조종사 좌석이 바깥으로 사출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해상에 추락한 격추 헬리콥터 조종사 2명은 구조 직전까지 2시간가량 바다에 표류했다. 미군은 사상 처음으로 무인 수상정을 실전에 투입한 구조 작전을 펼쳐 이들을 구했다고 전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신의 손"이 도운 순간이라고 묘사했다. 구조 당시 상공에서는 MQ-9 리퍼 드론과 전투기들이 엄호를 제공했다. 무인 수상정은 조종사들을 안전한 해역으로 이송한 뒤 구조 헬기로 끌어올렸다.

해군 무인기 부대인 59기동부대를 지휘했던 콜린 코리단 예비역 해군 대령은 WSJ에 "해군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수로에서 무인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수년을 보냈다"며 "그 역량이 이제 실제 구조에 기여하는 것을 보면 기술과 운영자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란은 해상 물류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개전 이후 이미 42대의 항공기를 잃거나 손상 입었고, 국방부 회계감사관은 의회 증언에서 군사 작전 비용이 29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양측이 산발적인 무력 충돌 속에서도 휴전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아파치 헬기 격추와 미국의 전격적인 보복 공습이 맞물리면서 전면전 확전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