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강행하려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지원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강력하게 경고했다. 중동 전면전 확산을 막고 신속한 종전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핵심 동맹국 수반을 압박하며 군사 행동을 제지한 모양새다.

8일(현지시각)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자 네타냐후 총리에게 연이어 전화를 걸어 공습 중단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7일 레바논 베이루트 내 무장정파 헤즈볼라 시설을 기습 타격하면서 백악관에 이를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이란은 이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을 앞두고 분위기가 어그러지지 않게 이스라엘에 추가 공습을 만류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아랑곳 않고 이란 내 테헤란 주요 목표물을 연이어 타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2월 29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까지 이란이 텔아비브로 미사일을 쏘며 공방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네타냐후 총리에게 연락해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스라엘이 4월 이후 최대 규모로 이란 내 표적 수십 곳을 타격할 준비를 하던 시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비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아주 곧 혼자 남게 될 거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전쟁을 고집할 경우 미국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최후통첩성 발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공습을 취소했다.

미국 정부는 주변국과 이란으로부터 진정 요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걸프 지역 5개국이 네타냐후 총리를 말려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나라들은 아주 걱정하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가 협상해온 합의안을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란도 더 이상 공격하지 않을 테니 이스라엘도 멈추게 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합의에 대해 "이번 합의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게 되고 우라늄 농축이 중단될 것"이라며 "엄청난 합의고 우리가 원하던 모든 것을 얻게 됐다"고 자신했다.

다만 당사국 사이 이견은 여전한 불씨로 남아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두고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없다"며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비비는 이스라엘에서 정치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전쟁이 계속되기를 필요로 하고, 트럼프는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전쟁이 끝나기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두 지도자 사이 전략적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중동 정세는 당분간 혼란스러울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