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 문제를 거듭 제기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무용론을 제기하는 가운데, 이탈리아가 나토의 외연을 한국을 포함한 비유럽 국가로 확대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5일(현지 시각)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변화된 세계 속에서 나토는 유럽과 북미를 넘어 호주·브라질·인도·일본·한국 등 새로운 회원국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나토는 일부 지역에 안전과 안정을 제공하기 위해 결성됐지만, 이제는 전 세계에 이를 제공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며 "더 이상 북반구 엘리트들의 클럽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949년 창설된 나토는 최근 방위비 분담 문제와 동맹 역할을 둘러싼 논쟁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과 탈퇴 가능성 언급으로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의 방위 부담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나토에 제공하는 군사 역량 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동맹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나토 내 최대 군사 강국으로, 그 역할 변화는 동맹 전체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로세토 장관은 또한 "방어력을 갖춘 유럽 대륙을 건설해야 한다"며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영국, 노르웨이,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등을 포괄하는 새로운 유럽 방위 협력체 구상도 제안했다. 그는 해당 구상이 나토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역할을 강화해 나토의 유럽 축을 보완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4월 이 같은 구상을 담은 서한을 각국 국방장관과 EU, 나토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핵심 구성원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의 이번 제안은 유럽 내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하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과거 유럽 통합에 비판적인 정치적 입장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에는 유럽 안보 협력 강화와 나토 중심 질서 유지 사이에서 보다 실용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로세토 장관은 2012년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을 공동 창당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