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정치인인 미셸 스틸(Michelle Steel·한국명 박은주) 주한 미국대사 후보자의 인준안이 미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본회의 표결만 남겨두게 됐다. 인준이 최종 확정되면 성 김 전 대사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가 탄생하게 된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4일(현지 시각) 회의를 열고 스틸 후보자의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4표 대 반대 8표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인준안은 상원 본회의로 넘어가게 됐으며, 본회의 표결을 통과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한국에 부임하게 된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스틸 후보자의 인준 절차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13일 스틸 후보자를 지명한 뒤 약 한 달 만인 지난달 20일 인준 청문회가 열렸고, 이후 외교위 표결도 신속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워싱턴에서는 대사 지명 이후 수개월 동안 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
스틸 후보자는 지난달 인준 청문회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한·미·일 협력의 필요성도 거듭 언급했다. 특히 그는 "매우 강력한 한·미·일 동맹(strong trilateral alliance)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통상 한·미, 미·일 관계에 사용되는 '동맹(alliance)'이라는 표현을 3국 협력 체제에도 적용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후보자는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후 평범한 주부로 지내다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을 계기로 한인 사회의 정치 참여 필요성을 절감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남편 숀 스틸 변호사(캘리포니아 공화당 의장)의 지원 속에 정치 기반을 다진 그는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과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 등을 거치며 지역 정치인으로 입지를 쌓았다. 스틸 후보자는 오렌지카운티 감독위원과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위원 등을 거쳐 2021년부터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으며,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해 의회에서 물러났다.
스틸 후보자가 최종 인준을 받으면 2011~2014년 재임한 성 김 전 대사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가 된다. 또한 지난해 1월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 이임 이후 1년 넘게 공석 상태였던 주한 미국대사 자리가 채워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