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그의 배우자, 그리고 쿠바 혁명 지도자 가문인 카스트로 일가를 제재 명단에 올리며 쿠바 압박 수위를 높였다.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달 1일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노동절(국제노동절) 기념 퍼레이드에 참석하고 있다. /EPA

미 재무부는 4일(현지 시각) 디아스카넬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아들과 손자 등에 대한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라울 카스트로는 쿠바 혁명 지도자였던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으로, 오랜 기간 쿠바의 실질적 권력자로 군림해 왔다. 그는 1996년 쿠바 공군이 미국에 기반을 둔 쿠바 망명 단체의 민간 항공기를 격추해 4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미국 법무부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제재가 쿠바 정권 붕괴를 목표로 한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우리는 단지 쿠바가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제대로 운영되는 국가가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쿠바는 굶주리고 있다"며 "에너지도 없고, 석유도 없고, 돈도 없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 공산당 지도부와 혁명 세력 핵심 인사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그동안 쿠바의 인권 문제와 정치적 자유 제한 등을 이유로 제재를 유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