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걸프국들의 자금을 활용해 이란에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협상 내용을 잘 아는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에 전후 이란 재건 자금 지원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해 왔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같은 방안은 이란이 수용 가능한 조건의 종전 합의에 응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걸프 국가들은 이란 지원을 위해 3000억 달러(약 449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 조성을 논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인 4명 석방의 대가로 이란에 17억 달러를 지급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는 점을 고려해 미국은 해당 펀드에 직접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카타르에 동결된 이란 자금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해당 자금은 의약품과 산업용 원자재 등 인도주의적·경제적 목적의 물품 구매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고, 카타르가 이를 이란에 제공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란은 협상 과정에서 '전쟁 배상금' 문제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제기해 왔다. 특히 120억 달러 규모의 동결 자산 해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에 17억 달러를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훨씬 더 큰 규모의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점을 문제 삼는 수많은 비판론자들을 이러한 정치적 눈속임만으로 잠재울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논의는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핵 협상 재개 등을 골자로 한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한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 한 미국 당국자에 따르면 중재국들은 지난 27일 밤 이란 측으로부터 최신 MOU 초안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