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막판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휴전이 사실상 깨져버렸다. 미군은 이란 남부 군사 기지를 재공습했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미국 공군 기지를 공격하는 등 맞선 것이다. 특히 양국이 서로 휴전을 위반했다며 거센 공방을 벌이는 만큼, 종전 협의도 난항에 빠진 모양새다.
28일(현지 시각) 새벽 미군은 이란 남부 호르무즈 해협 부근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의 지상 관제소를 폭격했다. 상선 항행에 위협이 된다는 게 이유였다. 미군은 위협을 가한 이란 드론 4대도 격추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5일 미국 중부사령부는 '자위권 행사'를 이유로 반다르아바스 기지를 공격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28일) 새벽 이른 시간 감행된 반다르아바스에 대한 미국의 군사 침략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미국은 4월 8일 합의된 휴전을 상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군이 걸프 지역과 공해상에서 상선을 겨냥해 도발하고, 이란 남부 지역을 공습한 행위는 휴전을 심각히 위반한 침략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란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IRGC는 이날 미국의 공격에 대응해 공군 기지를 공격했다. 미국 공군의 군사 시설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같은 날 미군 기지가 있는 쿠웨이트 영공에서 미사일 공격이 포착되면서 표적이 쿠웨이트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IRGC는 미군의 추가 공습을 침략으로 규정하면서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더 결정적인 대응이 이어질 것이다.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침략자'에게 있다"고 했다.
미 중부사령부도 "미 동부 표준시 기준 5월 27일 오후 10시 17분(이란 시간 28일 오전 5시 47분) 이란이 쿠웨이트를 향해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고, 쿠웨이트군이 이를 성공적으로 요격했다"며 "이란 정권의 극악무도한 휴전 위반 행위는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서 명백한 위협이 되는 자폭 드론 5대를 발사한 지 불과 몇 시간 뒤였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내각회의를 주재하며 "이란은 매우 협상을 성사하고 싶어 한다. (다만) 지금까지는 그들이 우리가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선 "모든 국가가 이용할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국제 규정상 아무도 통제할 수 없도록 우리가 감시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인접한 오만과 해협을 공동으로 통제하는 방안에 대해 "오만은 다른 나라들처럼 행동할 것"이라며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그들을 날려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란이 요구해 온 동결 자산 해제나 제재 완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규제 완화나 돈을 주는 것에 관한 얘기는 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들이 올바르게 행동하고 옳은 일을 할 때 돌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