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강화를 목표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렸던 2026년 평가회의 최종 합의문 채택이 실패한 원인으로 이란을 지목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24일(현지시각) 로이터와 AP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국무부는 토미 피고트 대변인 명의로 낸 성명에서 "NPT 회원국이 2026년 평가회의 결론으로 최종 문서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를 위반하고 핵 활동을 멈추지 않는 이란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국무부는 "일부 NPT 회원국이 전 세계 비확산 체제에 가하는 이란발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무능력함은 향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미국이 직접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무부는 이란을 직접 겨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성명은 "이란이 IAEA와 맺은 NPT 관련 안전조치 협정을 지속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민간 목적 정당성 없이 핵 활동을 확대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합의 도출 실패는 더욱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NPT 평가회의가 본래 목적을 유지하려면 회원국들이 이란이 저지르는 의무 불이행을 모른 척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위반 국가가 NPT 핵심인 집행 및 책임 구조를 훼손하도록 내버려 둬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막을 내린 이번 평가회의에서 회원국들은 당초 전 세계 NPT 체제 결속을 다지는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란과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회원국 간 갈등에 더해 군축 의무 구체화를 꺼리는 주요 핵보유국 반발까지 겹치면서 최종 타결이 무산됐다. 합의문 초안 수정 과정에서 북한 비핵화 관련 문구마저 빠지면서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미국이 NPT 합의 불발을 계기로 이란을 강하게 압박하는 배경에는 난항을 겪는 종전 및 핵 협상이 자리 잡고 있다. 이란은 60일 휴전 연장 논의 과정에서 전쟁이 먼저 끝나지 않으면 핵 프로그램을 논의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23일 발간한 특별 보고서에서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미국에 넘기는 방안을 거부하고 핵시설 폐기도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23일 "우리는 이란 우라늄 농축과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 등 핵심 문제를 해결하는 합의만 수용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협상 돌파구 마련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