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3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중·러 협력 강화를 위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을 진행한 지 엿새 만이다. 양국은 미국 중심 질서와 일방주의를 견제하며 다극화 국제질서 구축 필요성을 함께 강조했고, 푸틴 대통령은 중국에 '중단 없는 에너지 공급'을 약속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오후 서명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타스통신, AFP통신 등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오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밝혔다. 시 주석은 "양국이 전면적 전략 협력 강화와 선린우호 협력 심화를 위한 공동성명에 공동 서명했고, 다수의 중요한 양자 협력 문서가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다극화와 새로운 국제관계 촉진에 관한 공동성명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양국 간 정치적 신뢰 구축과 호혜 협력을 강조하면서 "양자 무역 규모는 3년 연속 2000억달러(약 301조원)를 돌파했고 올해 1~4월 교역액도 약 20% 증가했다"며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과 러시아의 2030년 이전 발전 전략 연계를 심화해 각 분야 협력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극화된 국제질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세계는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의 해악이 심각하고 국제사회가 약육강식의 법칙으로 회귀할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모든 형태의 일방적 괴롭힘과 역사의 퇴행을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를 부정하거나 파시즘과 군국주의를 미화·복권하려는 도발에 반대한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에 중단 없는 에너지 공급을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은 에너지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중국에 석유, 천연가스, 석탄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 중 하나이며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이런 모든 연료를 안정적으로, 중단 없이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 재개될 것으로 기대됐던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 일정과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 "세부적 사항을 조율해야 하지만 전반적 합의가 이미 이뤄졌다"고 말했다.

달러 패권을 견제하기 위한 자국 통화 결제 확대도 언급됐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외부 영향과 세계 시장의 부정적 추세에서 보호되는 안정적인 상호 무역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사실상 모든 러시아·중국의 수출입 거래가 루블화와 위안화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러시아 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 정책을 내년 12월 31일까지 연장할 예정이다.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러시아 간 인적 교류를 더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