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동절 연휴 기간 항공 여객 수가 코로나19 시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전쟁 여파로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항공사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일부 수요가 고속철 등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연휴 직후에는 중·장거리 노선에서도 200위안(약4만2000원)대 항공권이 등장하는 등 항공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항공 여객기. /EPA연합뉴스

7일 중국 교통운수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노동절 연휴 기간 이동 인원은 총 15억1712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중 항공 여객 수송은 하루 평균 210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철도 여객은 4.6%, 도로 이동은 3.51%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코로나19 이후 노동절 연휴 기간 항공 수요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감소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지 항공업계는 최근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항공유 가격 상승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했다. 리옌웨이 중국민항대 교수는 제일재경에 "일반적으로 항공유 비용은 항공사 운영비의 30~40% 수준이지만 4월엔 55~70%까지 치솟아 반세기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4월 5일부터 유류할증료가 대폭 오르면서 항공권 가격은 눈에 띄게 올랐다. 노동절 연휴 중국 국내선 이코노미석 평균 가격(세금 포함)은 약 925위안(약 2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9.7% 상승했다. 최근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경영진은 실적 발표에서 "4~5월 운임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4~2025년 업계 내 과도한 경쟁으로 일부 회사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운항했지만, 유가 상승 이후에는 과도한 경쟁 동력이 다소 약해져 더 이상 저가 좌석을 대량으로 풀지 않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 /베이징=이은영 특파원

일부 항공사는 항공편 감축에도 나섰다.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해 유류비 부담이 급증했는데, 비용 증가분을 유류할증료 인상만으로 상쇄하기 어려워지면서다. 항공편 통계 플랫폼 항반관자(航班管家)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 기간 하루 평균 항공편 수는 약 1만5700편으로 지난해보다 2.6% 감소했다. 특히 국내선 감소폭이 국제선보다 컸다. 또 중국 내 연간 여객 1000만명 이상 공항 41곳 가운데 31곳의 입출항 항공편 수가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이 중 12개 공항은 5% 이상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도 올해 일부 도시에서 처음 시행된 봄방학 제도로 여행 수요가 분산됐고, 고속철 경쟁이 심화한 점도 항공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노동절 연휴가 끝나자 수요가 둔화해 항공권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여행 플랫폼에서는 상하이~싼야(약 1900km), 베이징~하이커우(약 2300km) 등 중·장거리 노선에서도 200~300위안(약 4만2000~6만3000원)대 항공권이 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를 올리더라도 항공유 비용 증가분을 완전히 상쇄할 수 없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항공편이 '팔수록 손해'인 악순환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