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좌석 공급 축소로 항공료가 급등하자 여행객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더 저렴한 여행지를 찾아 나서고 있다.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의 포트로더데일-할리우드 국제공항에서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연합뉴스

고유가와 좌석 공급 축소가 맞물리면서 항공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여행 수요는 줄지 않는 반면 여행객들의 소비 행태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여름휴가 기간을 앞두고 항공 좌석 공급이 축소되고 가격이 오르면서 여행 시장 전반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에는 여행객들이 비싸고 유명한 관광 도시를 휴가지로 찾았다면, 이제는 목적지와 일정, 예약 방식까지 저렴한 가격에 맞춰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공료가 오른 가장 큰 이유는 이란 전쟁으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으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항공권 가격 하락 기대도 낮아졌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에스앤피(S&P) 글로벌에 따르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항공유 가격은 지난 4월 기준 배럴당 217달러(31만6320원) 수준까지 오르며 지난해 같은 기간(90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치솟았다.

항공사들은 높은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공급을 줄이고 있다. 영국의 항공 데이터 분석업체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최근 운항 자체를 취소한 항공사가 늘면서 본래 예정됐던 5월 전 세계 항공편은 약 1만3000편, 좌석은 200만 석 이상이 줄었다.

공급 축소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저가항공사 스피릿 항공이 파산하면서 지난 2일부터 운항을 중단했다. 에드 배스티언 델타항공 최고경영자는 이번 분기 연료비가 약 25억달러(3조6980억원)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익성이 낮은 노선은 축소하거나 재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항공사들은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주요 항공사들은 유류비 상승을 반영해 수하물 요금과 좌석 선택 요금을 인상하고 있으며, 여름 성수기 유럽-미국 직항 왕복 항공권은 저가 좌석은 지난해 약 549달러(80만원)에서 두 배 가까이 오른 1000달러(145만7300원)를 넘는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높은 항공료에도 여행 수요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여행 계획은 유지하되, 저렴한 선택지를 찾는 식으로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특히 숙박비 등 물가가 높은 유명 도시보다 덜 알렸지만, 돈은 아낄 수 있는 '대체 여행지(destination dupes)'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호텔 가격이 파리의 절반 수준인 브뤼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전년 대비 40% 증가했고, 로마보다 숙박비가 30% 저렴한 이탈리아 나폴리도 검색량이 25% 늘었다.

로라 린지 스카이스캐너 글로벌 여행 트렌드 전문가는 "사람들은 여전히 여행을 원하고 있지만, 선호하는 방식은 달라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일리지를 활용하는 여행객도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블룸버그는 프리미엄 좌석 예약에 필요한 포인트 역시 상승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는 제한적알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포인트 가격 추적 서비스 포인트 패스에 따르면 프리미엄 좌석을 예약하는 데 필요한 평균 포인트는 지난해보다 18% 증가했다.